뇌·심혈관계 질환

치매는 예방할 수 없다?

pulmaemi 2013. 1. 22. 15:18

성인병 예방 및 운동과 심리안정으로 긍정적인 사고 필요해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최근 노인 인구가 증가되면서 치매에 안 걸리고 곱게 살다 가기를 희망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일 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떠넘겨질 무거운 짐까지도 염려하는 부모님의 한결 같은 자식사랑의 표현일 것이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경과 김정연 교수에 따르면 노인 환자들이 많이 내원하는 신경과 진료를 하다 보면 ‘치매만 안 걸리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치매’라는 병에 막연한 공포 내지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몹쓸 병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쭈글쭈글 해지고 검버섯이 생기듯이 뇌세포도 늙어지게 된다. 뇌세포가 늙어진 결과로 치매의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즉 치매란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기억력을 비롯한 언어 능력, 지남력, 판단력 및 수행능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을 말한다.

간혹 건망증과 혼돈되는 경우가 있는데 건망증은 어떤 사건이나 경험의 내용 중 일부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치매일 경우에는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 혹은 구체적인 내용의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되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그 이외에도 다른 여러 종류의 치매가 있다. 뇌졸중 이후에 치매 증상을 보이는 혈관성 치매도 자주 볼 수 있으며 치매환자와 같은 증상을 보였지만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치매가 아닌 경우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가성 치매’라고 하는데 우울증, 갑상선 이상 같은 대사성 질환, 뇌 수두증, 뇌종양, 신경계 감염, 약물에 의한 인지기능의 이상 등이 이에 속한다. 따라서 기억력 장애를 비롯한 인지기능의 장애가 보이는 경우에는 꼭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지기능의 저하 유무와 정도를 측정하는 신경심리 검사(neuropsychological test)이다. 이를 통해 환자나 보호자가 느끼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비슷한 정도의 교육을 받은 또래의 다른 사람들보다 현저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간혹 치매 진단을 위해 MRI를 찍으러 왔다고 하는 환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MRI는 뇌의 위축 정도를 알아내고 치매의 다른 원인을 감별해 내기 위해서 중요한 검사이지만 뇌사진만으로 인지기능의 저하 정도를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외에 가성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들이 필요하다.

신경 심리검사를 해보면 본인은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진다고 호소하는데 검사상 이상을 보이지 않는 주관적 기억력 장애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고 치매라고 진단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즉 정상과 치매의 중간 단계 또 는 치매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인지기능의 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경도 인지장애라고 한다. 경도 인지 장애를 많이 연구한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비록 현재는 경도인지 장애를 가진 환자라고 해도 이들 환자들의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경도 인지장를 보이는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함으로써 치매로의 전환을 늦추려는 많은 시도가 있다.

현재까지 많이 쓰이고 있는 치매 치료제는 항콜린성 약물이다. 이들 약물은 치매를 완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치매의 진행을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약물치료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빠질 기억력의 저하를 늦춰진다고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치매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등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고 비만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을 하고 지나친 음주나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를 받고 가능하면 많이 웃고 밝게 살도록 노력하고 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살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