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숙취해소 음료 경쟁 치열…효과는 장담 못해

pulmaemi 2013. 1. 17. 11:54

보조적인 음료일 뿐, 홍보문구 맹신은 ‘금물’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숙취해소 음료가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관련 시장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숙취해소 음료의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광고·홍보문구를 전적으로 믿는 소비자의 맹신이 주의되고 있다.

CJ제일제당 등 3개사, 시장의 90% 이상 차지

현재 숙취해소 음료 시장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 ‘컨디션’, 동아제약 ‘모닝케어’, 그래미 ‘여명808’ 등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3파전 양상을 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중 업계 1위는 CJ제일제당의 ‘컨디션’으로 시장의 4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숙취해소 효과가 검증된 헛개나무 열매 함량을 기존 ‘컨디션 파워’보다 30% 강화한 ‘헛개 컨디션’을 출시하는 등 제품을 지속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특히 ‘숙취해소 음료의 대명사’, ‘음주전후 숙취해소를 빠르게’ 등의 홍보 문구 및 TV광고에서는 ‘확 깬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제품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미의 경우 중소기업임에도 불구, 지속적인 선호고객을 보유하며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미는 ‘여명808’에 이어 기존 효능을 2~3배 강화시킨 프리미엄 제품 ‘여명1004’를 선보였으며, ‘완벽한 숙취해소와 함께 건강한 삶을 제공한다’는 문구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약업계도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제약은 체내 알코올 분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국내산 미배아 대두 발효추출액 등의 성분이 포함된 ‘모닝케어’를 판매하며 시장의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는 ‘술 마신 후 아침을 상쾌하게’라는 문구를 제품에 명시하고 있으며, 2011년 11월 제품 리뉴얼을 단행한데 이어 재차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보령제약은 최근 7가지 식물성분을 배합해 만든 프리미엄 숙취해소 음료 ‘엑스솔루션’을 출시했다. 엑스솔루션은 갈증해소에 도움을 주는 마름추출물, 알코올 분해에 효과적인 헛개, 갈근, 미배아, 세포사멸억제, 녹차잎, 인진쑥 등을 통해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없애고, 알코올 분해작용을 촉진시켜 숙취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보령제약 엑스솔루션은 현재 약국에 론칭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편의점과 할인점 등으로도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 보조적인 음료일 뿐, 홍보문구 맹신은 ‘금물’

문제는 이들 제품이 홍보문구처럼 완벽하게 숙취해소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다. 숙취해소 음료를 전적으로 믿고 있는 소비자들도 많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숙취해소 음료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기능을 가진 단순한 음료일 뿐, 업체들의 주장만큼 큰 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숙취해소 음료가 주는 효과는 일시적이며, 과음 시에는 그 효과조차 볼 수 없다는 것.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규 교수는 “알코올 분해는 개인차가 있어 숙취해소 자체는 주관적”이라며 “숙취해소 음료로 어떻게 해독되는지 객관적인 지표가 없기 때문에 숙취해소 음료는 보조적인 걸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 및 당분을 섭취해주면 숙취 해소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숙취해소 음료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판매하는 업체들의 광고·홍보문구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허용가능한 문구들이기에 소비자들 스스로의 냉철한 판단과 주의가 필요하다.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국장은 “제품의 효과를 강조한 표현은 판매를 위한 홍보문구에 불구하다”며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부분을 홍보하는 행위는 소비자를 속이는 허위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윤 국장은 “숙취해소 음료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종의 음료로 봐야 한다”며 “확인이나 의심 없이 남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맹신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연구가 이뤄짐에 따라, 인체·동물시험을 거쳐 나온 연구 자료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