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 벌침으로 치료효과 최초 입증

pulmaemi 2012. 11. 6. 11:00

봉독약침 및 침 치료 통해 운동기능, 일상생활기능, 우울증 등 개선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떨림, 경직, 운동완만 등의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 진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의 한방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팀은 지난 9월 뇌신경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Parkinsonism and Related Disorders지에 게재된 ‘파킨슨병 환자에 있어서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의 유효성’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의 한방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만성 진행성 뇌질환으로,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떨림, 경직, 운동완만 등의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의 파킨슨병 유병률은 60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165.9명(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2007년)이다.

파킨슨병의 일차 선택약인 레보도파(levodopa)는 뇌 기저핵의 도파민 활성을 증가시켜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레보도파를 5년 이상 복용하게 되면, 약 50%의 환자들이 약물의 작용시간이 짧아지거나, 효능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거나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보완대체의학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중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가 대표적이며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다. 침과 봉독약침이 파킨슨병의 치료효과와 기전에 대해 동물이나 세포실험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여러 연구들이 있었으나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욱 교수팀은 특발성 파킨슨병으로 진단받고 파킨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4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봉독약침 치료군, 침 치료군, 대기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봉독약침군은 1:20000으로 희석한 봉독 액을 양측 풍지, 곡지, 양릉천, 족삼리, 태충에 각 0.1cc 씩 일주일에 2회씩 8주간 총 16회를 주입했다. 침 치료군은 동일 혈자리에 침 치료만을 시행하였으며 대기군은 치료 없이 대기시켰다.

8주간의 치료 후 파킨슨병 평가 점수(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UPDRS)에서 봉독약침군(18명)은 32.0점에서 24.0점으로 침 치료군(17명)은 40.0점에서 33.0점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 중 운동기능과 관련된 Part Ⅲ의 점수는 봉독약침군은 15.0점에서 10.0점으로 침 치료군은 17.0점에서 13.0점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한 봉독약침군은 일상생활기능에 대한 평가지표 (Part Ⅱ)도 9.0점에서 7.0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그 외 균형잡기(Berg Balance Scale), 15m 왕복 보행 속도에서 봉독약침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호전을 보였으며 침 치료군은 우울증 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가 17.0점에서 12.0점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박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 개선에 침과 봉독약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최초의 임상연구”라며 “침과 봉독약침 등 한방 치료의 지속적인 접근이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박성욱 교수팀은 11월부터 파킨슨병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한다. 이번에 진행되는 연구에서는 보다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핵의학적 검사 및 뇌자기공명 영상검사를 이용하여 침과 봉독약침 치료의 효과 및 기전을 보다 명확히 규명한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