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밤이면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다리가 떨려요

pulmaemi 2012. 10. 26. 08:31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전달하는 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하지불안증후군’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 남씨(여·34)는 어느 날부터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 밤이면 다리가 움찔거리는 게 더욱 심해져 잠을 설쳤으나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이를 무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자 숙면을 취할 수 없어 하루하루 피로가 쌓여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되자 병원을 찾은 남씨. 남씨는 의사로부터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은 물론 가렵거나 따끔하기까지 한 하지불안증후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다. 그러나 대부분 피곤해서 느끼는 단순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이를 질병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 주로 도파민 전달체계 이상으로 발생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가려움 ▲쑤시고 따끔거림 ▲타는 느낌 ▲칼로 찌르는 느낌 등 불쾌한 감각 때문에 다리를 움직여야만 하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불쾌감을 없애기 위해 다리를 구부리고 뻗거나 흔들기도 하며 침대에서 뒤척이고 몸을 뒤집게 되는 것은 물론 앉아서 몸을 심하게 흔들기도 한다.

또한 수면 중에 하지를 반복적으로 짧게 움직이는 현상인 주기성사지운동질환이 동반된다. 이때 다리의 움직임은 보통 양쪽 다리에서 발생하는데 한쪽 다리에서 더 뚜렷하거나 번갈아 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아직 정확히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뇌 속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이외에 ▲철분결핍 ▲신부전증 ▲빈혈 ▲요독증 ▲임신 ▲당뇨병성 신경병증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기능항진증 ▲류머티스관절염 ▲엽산결핍 ▲포르피린증 등이 있을 경우에도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 원인질환 치료 또는 증상 완화 치료 실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으면 전문의는 자세한 임상적 증상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을 한다. 물론 대부분 임상적 병력 청취로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지만 진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면다원검사가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진단을 통해 하지불안증후군이 철분결핍, 요독증 등으로 유발된 것이라면 이에 대한 치료를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철분결핍에 의한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철분제를 투여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인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하지불안증후군이며 이때는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택준 교수는 “도파민 전구물질인 리보도퍼제 투여와 도파민수용체효현제인 로피니롤 등의 약물을 투여하는 약물치료가 주로 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의 선택은 환자의 증상의 빈도와 중증도, 기저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에 의한 신중한 약제 선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