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관절염 식이요법, 그때 그때 달라요

pulmaemi 2012. 10. 15. 11:08

류마티스성 관절염, 염증반응 억제 위해 저지방 식사 바람직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관절이란 뼈와 뼈가 연결되는 부분으로 크게 보아 골격계에 속하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뼈 그 자체와는 다른 것이다. 때문에 흔히 뼈의 건강과 연결 지어 생각하기 쉬운 골다공증의 식생활과 관절염의 식생활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또 관절염의 원인에 따라서도 식이요법은 180도 달라진다. 이에 세계관절염의 날을 맞이해 관절염의 예방에 대해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을 통해 알아보자.

관절염 중 가장 흔한 것은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다. 관절의 활막 감염으로 시작돼 심한 경우에는 골과 연골조직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데, 심한 통증과 함께 열이 나고 관절부위가 부어오르며 움직이기가 어려워진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는 염증반응을 억제시키기 위해 저지방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오메가-6 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기름들(옥수수기름, 콩기름, 포도씨유, 면실유)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에 등푸른생선은 관절염환자에게 권장되는 식품이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식이요법에서는 비타민 C의 섭취도 중요하다.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비타민 C는 관절을 구성하는 콜라겐을 합성할 때 반드시 필요한 필수 물질이다. 관절염의 치료를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 비타민 C의 필요량은 더 증가하므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여 비타민 C를 공급해야 한다.

합병증으로 위염이나 위궤양이 나타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때는 식욕이 감퇴되고 소화력이 약화되어 만성적으로 영양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칼슘과 철분의 결핍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우유나 유제품, 어패류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만약 정상적인 식사를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종합영양제의 섭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만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관절염은 골관절염이다. 특히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엉덩이, 팔꿈치 등에서 자주 나타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지 않고 관절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 가을에 수확을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만이면서 관절염인 환자들은 심한 운동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열량섭취를 줄이는 방법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

관절에 나타나는 또 다른 질환으로는 통풍이 있다. 통풍은 혈액에 요산이 고농도로 축적되면서 이것이 연골의 관절 주변에 침착하여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통풍은 뉴턴, 다윈, 루이 14세 등 유명인들이 고통 받았던 질환으로도 유명한데, ‘귀족의 질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소위 귀족의 질병이라는 통풍환자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증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동물성식품의 섭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 중에는 퓨린이라는 핵산 구성물질이 많이 들어있는데, 퓨린은 요산을 만들기 때문에 결국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중 요산이 높아져 통풍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통풍환자가 갑작스럽게 급증을 하다 보니 이에 대한 올바른 식이요법 정보가 부족해서 혼란을 겪는 환자들이 많은 것 같다.

통풍환자의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퓨린’을 제한하는 것. 식품 중 퓨린 함량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식품이 등푸른 생선이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에서는 권장식품이었던 등푸른 생선은 통풍환자에게는 제한식품 1순위가 된다. 퓨린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등푸른 생선과 함께 간, 콩팥 등의 내장육, 조개류, 고기국물, 멸치 등이 모두 통풍환자의 섭취금지식품에 해당된다. 그 외에도 살코기, 각종 생선, 해산물, 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들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외적으로 단백질은 많으면서 퓨린 함량이 비교적 적은 식품으로는 달걀과 우유가 있다. 즉, 통풍환자의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달걀과 우유가 가장 안전하다.

채소류는 대체로 육류나 어패류에 비해서 퓨린 함량이 낮은데, 콩, 버섯,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콩나물, 오이, 양파는 안심하고 먹기에는 퓨린 함량이 높은 편이다. 곡류나 감자류, 과일은 충분히 섭취하여 소변을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것이 요산을 배설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더 많은 양의 요산을 배설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을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식이요법도 질병의 발병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뼈마디가 쑤시고 걷기가 힘들다고 무조건 뼈에 좋다는 칼슘을 먹는 것은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에게 기저귀를 갈아주고 울음이 그치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관절에 좋은 음식은 뼈도 아니고 연골도 아니다. 무작정 관절에 좋은 음식을 찾기 전에 관절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그 문제는 왜 나타나게 됐는지를 따져보자.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