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서구화된 식습관, 폐경 이후 유방암 늘어”

pulmaemi 2012. 10. 10. 08:51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여성암 중 1위인 유방암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1996년 여성인구 10만 명당 16.7명이었던 유방암 발병률은 15년 만에 67.2명으로 급증했다. 한국 여성 평균 수명인 84세를 기준으로 즉 25명 중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예전에는 폐경 전 40대 이하의 연령대에서 발생이 가장 두드러졌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과 고령화 출산, 모유수유의 감소 등으로 유방암 발생 연령이 다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 암센터 박찬흔 센터장(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과 함께 유방암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봤다.



◇ 급증하는 유방암, 대체 왜?

15년 사이 4배가 급증한 여성암 1위 유방암은 조만간 유방암 환자 수 연간 2만명 시대가 예고될 정도로 암울하다.

그렇다면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찬흔 센터장은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의 저하, 수유 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이 증가 등이 요인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 양상은 40대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처럼 폐경 이후 연령대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어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 센터장은 “유방암 세포는 일차적으로 에스트로겐의 자극으로 인해 증식∙분화하므로 초경을 시작하면서부터 폐경까지의 일생동안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유방암 발생위험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며 “폐경 이후는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이 되기 때문에 비만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찬흔 센터장은 “위에 언급한 요인 외에도 건강에 대한 관심도 상승과 더불어 유방검진이 활성화 되면서 조기 유방암을 포함한 유방암의 발견 빈도가 늘어난 점, 학회를 중심으로 한 환자등록사업 시행으로 통계 자료가 모아진 것도 급증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엄마에게 여성으로서의 새 삶을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학회에 따르면 조기(0, 1기)에 발견하는 비율은 높아졌으며 2~4기 발견은 2010년 기준 최초로 50% 이하로 감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방 보존 비율도 높아져 부분 절제술이 크게 상승하고 유방절제술 비율은 크게 낮아졌으며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10만명 당 5.3명 꼴로 OECD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여성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유방재건술이 힘든 경우도 있지 않을까? 박찬흔 센터장은 “유방재건술은 등근육이나 복부 근육을 이용한 자가이식으로 수술이 힘든 경우는 드물지만 방사능치료나 외상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슴이 작으면 유방암 안 걸린다?

흔히 여성들은 유방의 크기가 작으면 유방암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유방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건강검진을 멀리하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박찬흔 센터장은 “유방의 크기와 유방암 발병과의 상관관계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잘못된 정보신뢰성을 따질 수 없다”며 “와이어가 있는 여성용 속옷착용 또한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는 있으나 유방암의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갱년기 증상완화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이나 호르몬 요법 역시 유의해야한다. 박 센터장은 “비타민의 유방암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나 확실한 결론은 없는 상태로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삼 역시 여성호르몬 작용을 도와 유방암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로 의학적 근거는 없으며 면역력 강화 기능 등 건강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 박찬흔 센터장은 이에 유방암 발생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센터장은 “지방으로부터의 에스트로겐 노출을 막기 위해 저지방 식습관을 가지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30세 이후에는 매달 자가검진을 실시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으며 40세 이후에는 이와 더불어 유방촬영술 등을 실시해야 유방암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