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가을은 남자를 고독하게 만든다

pulmaemi 2012. 9. 27. 15:13

우울증 기인한 그릇된 판단, 여성보다 자살 위험성 4배 높아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서늘한 바람과 낙엽이 지는 가을을 흔히 남자의 계절이라 부르는 이들이 많다. 상념에 빠지기 쉽고 고독과 쓸쓸함, 까닭모를 울적함을 느끼는 이들은 ‘가을을 탄다’고 하기도 한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더불어 직장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는데 남자라는 사회적 통념 탓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 시대의 남성들. 그들의 근거 있는 우울증을 바로 보고 바로 대처해야할 때이다.

◇ 남자는 태어나 세 번만 운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나약하면 안된다는 사회적 통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인 면에도 아직까지는 남성에게 주어지는 책임감이 훨씬 크다.

때문에 사회활동이 왕성한 3,40대의 남성은 여러 스트레스로 고통 받고 있으나 내색하지 못해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우울증을 ‘인류를 괴롭히는 세계 3대 질환’으로 꼽았으며 2020년에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환 중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마음의 병인 우울증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쉽게 나아질 수 없으며 소화불량이나 두통, 요통, 근육통, 과호흡 등 다양한 질병을 부를 위험이 크다. 또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의 위험이 5배 이상 높으며 사망률을 살펴봤을 때에도 정상인 보다 3배 이상 높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나약하면 안된다는 통념이 있어 3,40대의 남성의 우울증은 은밀히 감춰져 있는 게 사실이다”며 “증세가 2주간 지속되거나 수면이나 식사, 행동, 생각, 신체 등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게 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 남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

우울증은 많은 연예인들의 사례만 보더라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 3명 중 2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그 중 10~15%는 실행에 옮긴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우울증은 여성보다 자살 위험성이 4배나 높다고.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은 약물치료정신과 치료가 병행돼 이뤄져야 하는데 약물치료는 신속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일상적인 문제나 부담감(스트레스)에 대해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도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스스로 취미활동을 찾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모임에 적극 참여하거나 규칙적인 생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