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오줌싸개!” 구박하지 마세요

pulmaemi 2012. 9. 10. 10:43

무조건 윽박지르기 보단 타이르고 격려해야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매일 밤 아이가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는 안모(37세)씨는 아이가 잠에 들기 전 일부러 화장실을 가도록 지도하기도 하고 밤에는 음료수나 물을 먹지 않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야뇨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로 초등학교 3학년. 또래 학부모끼리 모여도 아이가 밤에 실례를 했다는 얘기는 드물어 안씨는 아이가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까지 됐다. 최후의 방법으로 기저귀까지 꺼내들어야 했던 안씨는 어떤 방법으로 야뇨증을 치료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야뇨증은 5세 이상에서 3개월 이상 한 달에 2번 이상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려왔으나 다시 실수를 하는 이차성 야뇨증은 동생이 태어났다거나 입학이나 전학, 부모의 이혼이나 심하게 혼이 난 경우 등 심리적 영향이 주된 요인이다.

보통 부모가 어린시절 야뇨증을 앓았다면 자녀도 야뇨증이 나타나는데 양쪽 부모 모두일 경우에는 77%가, 한쪽인 경우에는 44%, 정상인 부모에게서도 15%의 유발률을 보인다.

야뇨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적으로 없어질 수 있으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 단체 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올바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로는 야간 소변생성량과 아이의 방광용적을 측정해 정상방광용적보다 작으면 용적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고 야간 소변생성량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으며 수면 중 각성장애인 경우에는 항우울제나 야간경보기를 이용한다.

아뇨경보기는 잠옷에 부착시켜 소변을 볼 때 경보기를 울려 잠에서 깨도록 하는 원리로 반복을 통해 아이가 방광이 차면 자연스럽게 일어나 스스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익히도록 돕는다.

특히 아이를 크게 꾸짖거나 혼을 내게 되면 주눅이 들어 복종적인 성격으로 성장하거나 우울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반항적인 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문두건 교수는 “부모는 아이가 마음을 편히 갖도록 자신이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자신과 같이 밤에 오줌을 싸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야뇨증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므로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특히 아이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밤에 오줌을 싼 후에 아이를 야단치거나 모욕감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밤중에 아이를 깨워서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오줌을 싸지 않은 날을 체크해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문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