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거세’, 호르몬 억제해 성욕 줄인다(?)

실질적 성범죄 대책이 될 수 있을까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아동성범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제제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중 연일 화두가 되는 것은 ‘화학적 거세’. 정부가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를 받는 성범죄자 대상을 현행 16세 미만에서 19세 미만으로 확대키로 한 것에 이어 ‘외과적 거세’와 같은 특단적 조치를 단행하자는 일부 당의 목소리도 가세했다.

◇ 화학적 거세, 원리는

비뇨기과에서는 예전부터 남성 암환자 중 수술이 불가한 상대에게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기 위해 성 충동 억제 약물을 일종의 치료제로 사용해왔다.

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박철희 교수는 “화학적 거세의 원칙은 남성호르몬을 절제시키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성범죄자의 성욕 감소가 목적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성 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하면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의 기능이 억제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돼 성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 성범죄 방지에 정말 효과 있을까…의견 분분

성 충동 억제약물을 투여하면 초기에는 성욕이 왕성히 떨어진다. 그러나 기존의 남성호르몬이 있기 때문에 작정을 한다면 발기도 가능하다.

비용문제도 만만찮다.

박철희 교수는 “일반 환자가 이 약물을 투여할 경우 3개월분의 약을 맞게 되는데 이는 8~90만 원 선이다. 중요한 것은 약을 끊으면 언젠가는 호르몬이 회복되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약을 투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합병증 문제도 있다. 성범죄자가 받은 형량까지 계속 맞아야한다고 할 경우 몇 년이 지속되는데 혈관혈전증 같이 혈액이 응고되거나 뇌졸중, 동맥경화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만약 투약을 중지할 경우 그동안 억제된 성적 충동이 더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성범죄에 대한 완벽한 방지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근 아동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국민들은 실질적인 거세라든지 사형제도의 부활 등 좀 더 강력한 제제수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화학적 거세의 연령제한과 외과적 거세 등을 제안하며 대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