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운항세포들이 긴밀하지 못해 길찾기 어려워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 평소 길을 잘 헤매는 지씨(여·2l)는 데이트할 때마다 가는 곳이 정해져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새로운 데이트 장소로 약속을 잡았다. 약속당일 지씨는 사전 길찾기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초행길이라 걱정돼 예상 소요시간보다 30분 정도 여유 있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씨는 버스에서 내린 순간부터 앞이 하얘졌고 이리저리 한 시간을 헤매고 나서야 겨우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지씨에게 “길치인 줄은 알았지만 진짜 대단하다”라고 말했고 이에 지씨는 순간 울컥했다.
우리는 길을 잘 찾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들을 보고 ‘길치’라고 부른다. 특히 지씨처럼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하지 않아 길을 더 잘 헤매곤 한다. 도대체 왜 길치가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 뇌의 해마 속 운항세포들이 긴밀하지 못해 ‘길치’ 발생
길치는 ▲동서남북을 인식 ▲표시를 식별하고 기억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판단 등 방향감각의 세 가지 능력 중 어느 하나 또는 모든 능력이 결여돼 쉽게 길을 잃어버리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에 흔히 길치를 보고 ‘방향감각이 없어서 그래’라고 말하는 것.
길치와 관련해 지난 2008년 런던 유니버시티 대학 연구팀은 뇌의 해마 상 융기부분과 격자세포를 교류하도록 돕는 운항세포들이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밝히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의 해마 상 융기 부분은 지점이나 육상 목표에 관한 기억을 보관하고 격자 세포들은 공간과 거리에 관한 감각을 사람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이 2개 부분의 상호교신을 도와주는 운항 세포들이 효율적으로 작용하지 못해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 길치는 병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면 치료받아야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운항세포가 긴밀하지 못하기 때문 발생하는 결함이라면 길치는 과연 병일까? 만약 병이라면 유전이 될 수도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공간지각능력이 일반인보다 떨어져 생기는 현상이지 병은 아니다. 따라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처럼 혹은 지능처럼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일 뿐 유전이 된다거나 그렇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어 치매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병이 될 수 있으므로 공간지각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등의 연습을 하는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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