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당뇨병 치료 메커니즘 세계 첫 규명

pulmaemi 2009. 2. 26. 07:16

삼성서울 이명식 교수팀…글리벡, 소포체스트레스 감소시켜 원인 조절

美 Diabetes 게재, 당뇨병 신개념치료제 개발 전망

 

 백혈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항암제 글리벡(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골수암치료제)이 제2형 당뇨병의 근본적 원인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명식 교수
 이에 따라 그간 당뇨병 증상치료에만 국한된 치료방법에서 근본적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당뇨병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명식 교수·한명숙 박사팀<사진>은 미국당뇨학회지 'Diabetes(IF 8.3)'에 항암제 글리벡이 당뇨의 원인인 '소포체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한명숙 박사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글리벡이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 교수팀은 최근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있어 소포체 스트레스(ER stres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 '지질(lipid)에 의해 발생되는 소포체 스트레스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및 췌장 베타세포 기능저하 및 파괴(b-cell failure)를 유발하게 되고 결국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토대로, 글리벡이 지질손상(lipid injury)에 의해 동반된 소포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데 이것이 당뇨병 치료의 주요 기전임을 밝혀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이 발생한 실험용 쥐(db/db 마우스)에 글리벡을 투여했을 때 혈당이 거의 정상화됐다. 구체적으로 글리벡 투여 후에 소포체 스트레스 마커들의 활성이 효과적으로 줄었고, 췌장베타 세포 또한 정상화돼 제2형 당뇨병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글리벡의 소포체스트레스 경감과 이로 인한 제2형 당뇨병에 강력한 치료효과를 밝혀냄으로써 글리벡 뿐만 아니라 글리벡과 관련된 화합물의 제2형 당뇨병 및 대사성증후군 치료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 글리벡이 혈당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당뇨병 발병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췌장소도세포 사멸의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근본적인 원인치료에 중점을 맞춘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리벡(Gleevec, Imatinib mesylate)= 정상세포에서는 거의 작용하지 않고 필라델피아 염색체라는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특징으로 하는 백혈병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항암제이다.

 

 ◇소포체스트레스(ER stress)= 단백질은 소포체에서 적절한 입체 형태로 폴딩 (folding) 및 변형을 통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활성화 단백질 구조가 된다. 그리고 세포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생리적 혹은 병리적 환경에 의해 소포체가 처리할 수 있는 이상의 미성숙 단백질이 소포체로 유입되거나 소포체내 칼슘이 고갈되면 소포체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를 '소포체 스트레스'라고 한다. 소포체스트레스 반응과정은 소포체 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활성화되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게 되면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세포사멸이 유도된다.

 

 ◇db/db 마우스= 제2형 당뇨병을 연구하는 데 가장 좋은 유전적 모델.

홍성익 기자 (hongsi@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