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 서울 용산4구역 상가 강제철거에 반대하며 경찰과 대치해 온 철거민들이 20일 새벽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5명이 사망하고 십수명이 부상하는 등 큰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당시 상황이 생중계중이던 진보신당의 칼라TV에 생생하게 잡혔고, 18분짜리로 편집된 동영상이 인터넷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30여명인 이날 새벽 5시 반쯤부터 5층짜리 건물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철거를 앞두고 정부 당국의 적절한 생계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밤부터 건물 점거에 들어간 바 있다.
▲ 빨간 손장갑을 낀 철거민이 옥상 위 건물 외벽에 붙어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 하늘이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사진 = 동영상 화면캡처
철거민들은 화염병과 벽돌 등을 길가로 던지며 경찰의 진압에 맞섰다. 경찰은 진압을 위해 18개 중대 1400여명과 경찰특공대 49명을 투입했으며 살수차 2대를 동원해 물대포를 쐈다. 경찰은 오전 6시 30분쯤 5층 건물에 특공대원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진압을 시도했다.
경찰은 특공대원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해 건물 옥상으로 끌어 올린 뒤 진압 작전을 시작했으며 이에 철거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의 최후의 보루였던 옥상 가건물에 불이 붙어 5명이 불에 타 숨졌다. 특공대원 4명도 화상 등 중상을 입었으며 주민 상당수도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아침 참극은 진보신당 칼라TV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이명선 리포터는 “용산로 4가 주민들이 자신의 마지막 보루로 피해있던 옥상의 파란색 간이 건물에 불이 붙었다”며 “1월 20일 아침 해가 뜬 파란하늘 가운데 검은 연기가 자욱하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불길이 점점 거세지자 경찰은 시위 진압에 사용했던 물대포까지 동원해 화재 진압을 시도했다. 옥상 가건물에서 불이 붙자 인도 한쪽에 고립돼 있던 시민들과 철거민들은 흥분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방패로 시민들을 진압하고 연행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철거민 25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빨간 손장갑을 낀 철거민 3명이 옥상 위 건물 외벽에 붙어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이 칼라TV 화면에 잡혔다. 이명선 리포터는 “철거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이번에는 목숨을 살려달라고 화마를 피해 옥상 위 건물 외벽에 붙어 외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소식을 뒤늦게 접한 누리꾼들은 관련 동영상과 기사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민일성 기자
[관련기사]
▶ 용산 철거현장, 경찰·철거민 충돌...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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