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성인 10명 중 7명 잇몸병 앓아…대한민국은 ‘풍치공화국’ *

pulmaemi 2012. 7. 31. 08:42

잇몸병 예방 위해 치석제거 스케일링 주기적으로 해야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2007년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열 명 중 일곱 명이 잇몸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000만 인구 중 약 4000만 명이 잇몸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잇몸병은 나이가 많을수록, 흡연자일수록 더욱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잇몸병은 62%로 평균수치보다 조금 낮았지만 60대는 88.5%로 평균을 가볍게 넘어선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잇몸병 유병률이 16%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어린이 1인당 충치 개수는 세계 평균의 2배를 넘어섰다. OECD 회원국의 12세 어린이들 영구 치아 충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은 1인 평균 3.3개로 세계 평균 1.6개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호주, 네덜란드, 영국 등 치아 관리 선진국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도 영구치아 개수는 2000년 16.3개였지만, 2003년에는 12.1개로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8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영구치아 숫자가 10개 미만인데 이들 중 90%가 충치와 잇몸병으로 인해 뽑은 것으로, 이는 잇몸 관리가 조기에 제대로 이뤄졌다면 80이 되어서도 20개의 튼튼한 이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보존과 윤태철 교수는 대한민국 충치와 잇몸질환 환자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음식물 섭취 방식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설탕 소비량이 늘어났고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났다는 것.

동일한 문제점을 겪었던 선진국의 경우 치아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예방정책을 실시했다. 이 결과 선진국 치과 환자는 80% 이상 감소한 반면 대한민국의 치과 환자는 1978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윤태철 교수는 “대한민국 치아보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잇몸병 예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대부분 사후약방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즉 치아 관리만 할 뿐 잇몸 관리에는 무심하다는 것인데 썩은 치아를 뽑고 인공치아를 심지만 잇몸건강을 위해서 필수인 신경치료스케일링에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잇몸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어떤 습관을 가져야할까?

전문의들은 올바른 칫솔질이 치아 건강에 해로운 세균을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예방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칫솔질로 모든 세균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닦아내지 못한 세균이 치아 사이에 오랜 기간 축적된 후 침에 있는 무기질이 결합해 딱딱하게 되는데 이것이 치석이다. 치석은 치주부분까지 세균이 잘 들어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윤태철 교수는 “개인이 닦아내지 못한 세균과 치석을 치과에서 주기적으로 닦아낼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다”라며 “잇몸 관리를 위해서는 스케일링이 필수인데 사람들의 인식은 치아관리를 위한 선택 사항으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잇몸병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무관심으로 치아가 약간씩 아프고 피가 조금씩 나오는 상황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잇몸병을 키우는 잘못된 습관이다.

특히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사이 치주 골이 녹기 시작하는데 병원을 찾아온 후에 치료를 받아도 손상된 조직은 피부처럼 재생되지 않으며 파괴된 이후에는 현상 유지가 최상이다.

최근에는 임플란트 열풍으로 영구치아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사라졌는데 영구치아를 살리기 위해서는 신경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신경치료 후에도 이미 손상된 조직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현상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가시적인 결과물이 없으므로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만성 잇몸병의 경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아픔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윤 교수는 “고름이 치아를 받쳐주는 치주 골을 녹이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해야한다”면서 “잇몸 신경은 대단히 복잡하기 때문에 치료가 더딜 수밖에 없고 치료가 끝나도 이미 망가진 조직은 그대로 일 수밖에 없어 치료를 해도 그대로라는 불평이 높아 신경치료가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윤태철 교수는 “하지만 신경치료가 치아 관리의 핵심임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며 “또 신경치료가 아프다는 선입견은 치아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잇몸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빨리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