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파행 증상 나타나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70대 송모씨는 1년 전부터 150여 미터정도를 걸으면 장딴지가 땡기고 아파서 더 이상 걷지 못하고 쉬어야 하는 증상이 있어 가까운 병원에 내원해 허리 디스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별로 호전이 되지 않아 척추 전문 병원에 수술 받기 위해 내원했다가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이러한 증상이 허리 디스크가 아닌 말초동맥 질환이라는 것. 송씨는 하루에 1갑 정도씩 담배를 50여년간 피웠으며 고혈압 치료도 받고 있었다. 그럼 이러한 말초동맥 질환은 무엇일까?
◇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 ‘위험인자’
말초동맥 질환은 대부분 동맥 경화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힘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의 하부 조직 즉 발가락, 발목, 종아리 등에 영양공급 및 산소 공급이 부족해 이로 인해 파행 즉 절뚝거리며 걷게 되는 것이다.
같은 질병이 머리 혈관에 일어나면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이며 심장의 관상동맥에 생기게 되면 협심증, 심근경색이라 불리게 된다.
동맥 경화증은 전신질환이어서 동맥경화증에 의한 혈관 질환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협심증 환자의 30~50%에서 말초혈관질환이 발생하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이 말초 동맥 질환의 위험인자이다.
일반적으로 말초동맥질환은 서혜부 및 무릎간의 동맥인 하지 동맥의 질환을 말하지만 양팔의 동맥이나 머리로 올라가는 동맥인 경동맥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른 부분의 말초동맥질환은 그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주로 하지동맥의 말초동맥질환이 잘 발견되고 치료 후에도 그 증상의 호전이 뚜렷하다.
◇ 55세 이상 만성질환자, 3년에서 5년에 한번 검사 필요
하지의 말초동맥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은 걸을 때 통증이나 저린 증상으로 걸음의 제한을 받는 파행이지만 초기에는 100m 정도를 가고 난 뒤 증상이 생겼다면 심해질수록 거리가 짧아지게 돼 50m만 가도 아프다가 더 심해지면 20m만 가도 아프게 되고 더욱 심해지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경우 다리에 상처가 생기게 되면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혈액이 부족하므로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세균에 의해 감염이 되는 경우 궤양이나 괴사가 생겨서 절단을 해야 하는 위험한 상태가 된다.
검사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확한 것은 CT나 MRI를 이용한 혈관조영술 검사이다. 하지만 검사비가 비싸기 때문에 무조건 하는 것 보다는 발목과 종아리, 허벅지에서 혈압을 측정해서 팔에서 잰 혈압과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다리에서 잰 혈압은 팔에서 잰 혈압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지만 다리의 혈압이 팔의 혈압보다 10% 이상 낮게 나오면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진 것으로 여긴다.
이를 검사하는 것이 PWV-ABI 라는 검사이며 이 검사상 이상 소견이 보일 때 CT등을 이용한 혈관조영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박종관 교수는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의 당뇨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하는 것이 좋으며 55세 이상이면서 흡연을 하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3년에서 5년에 한번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 방법은 증상과 막힌 정도에 따라 다른데 증상이 심하지 않고 막힌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약물치료와 함께 금연, 운동요법 및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를 먼저 하게 된다.
박종관 교수는 “동맥경화로 인한 질환의 예방법은 일반적으로 심장이나 뇌혈관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동맥경화는 전신혈관에 모두 똑같이 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같은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고 만약 심장이나 뇌혈관에 이상이 있다고 진단 받았다면 반드시 다리혈관이 괜찮은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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