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헌혈, “더 이상 오해하지 마”

pulmaemi 2012. 7. 18. 09:20

심장병의 위험인자를 제거하는 등 이점도 있어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올해 7월 생일이 지남과 동시에 헌혈가능연령이 된 정수빈(19세)양은 ‘헌혈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막상 팔뚝에 굵은 주사바늘을 꽂을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커졌다. 특히 여성의 경우 헌혈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친구들의 말도 귓가에 맴돌았다.

정수빈 양은 “여성은 주기적으로 생리를 하기 때문에 몸 안의 혈액이 부족하다고 들었다”며 “현혈을 하고 나면 빈혈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망설여했다.

이처럼 특히 헌혈을 하고 나면 혈액양의 부족으로 인한 빈혈 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 또한 헌혈로 인한 감염을 의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먼저 전혈을 헌혈하는 경우 여자는 보통 320 mL, 남자는 400 mL의 전혈을 뽑게 되는데 이는 몸 전체의 혈액량의 약 10% 내외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정도의 혈액은 간, 비장 등에 저장돼 있던 여유분의 혈액들이 즉각 혈관 속으로 다시 분포되기 때문에 1-2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혈관 내 혈액량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폐경 전 여성의 경우 생리혈 소실로 인해 이미 감소돼 있는 저장철이 헌혈에 의해 감소될 수 있으므로 헌혈 후 철분제재를 복용하는 것이 혹시 생길 수도 있는 철 부족현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헌혈과 연관된 오해 중 하나로 헌혈 과정에서 질병에 감염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가질 수 있는데 이는 헌혈(Blood donation)과 수혈(Transfusion)을 혼동해서 생기는 오해이다.

헌혈 시에 사용하는 주사바늘은 재사용하거나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고 모두 일회용으로 사용되며 충분한 소독 후 천자를 시행하므로 헌혈로 인해 감염이 생기는 경우는 전무하다는 것.

그러면 헌혈 후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실제로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황동희 교수는 “보통 헌혈 후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의 빈도는 약 0.1-2% 정도로 대개는 가벼운 정도이다”며 “증상은 창백 (pallor), 발한 (perspiration), 탈력감 (weakness), 현기증 (dizziness), 오심(nausea) 등이며 드물게 저혈압, 구토, 졸도(fainting), 발작(seizure)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처음 헌혈을 하는 사람과 체중이 낮은 사람들에서 헌혈자 반응의 빈도가 높다. 대부분 경한 헌혈자 반응들은 혈관미주신경성(vasovagal)이며 이 때에는 특징적으로 느린 도약맥(slow, bounding pulse)이 나타난다.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면 호흡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옷 등을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헌혈을 계속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헌혈을 중지하고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황동희 교수는 “이외에도 팔에 멍이 들거나 정맥천자한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피곤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증상이 경미해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연구에서는 헌혈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밝혀졌다. 1998년에 시행된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중년남성에서 헌혈이 허혈성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되는 과다한 체내 저장철을 방출시켜 오히려 심장병의 위험인자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