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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더 괴로운 지긋지긋 ‘무좀’

pulmaemi 2012. 7. 23. 06:36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해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출처 일산병원)

# 일산에 거주하는 이모씨는(62세) 얼마 전부터 발가락 사이가 가려워 밤잠을 설쳤는데 친구와 함께 목욕탕에 가보니 발가락 사이에 허물이 벗어지며 물집까지 생겨 있었다.

친구는 무좀인 듯싶으니 목초액을 사다 하루 20분씩 발을 담그고 있으면 씻은 듯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씨는 그 날로 목초액을 사다 매일 발을 담갔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 가렵기만 했던 발이 쓰라리고 아파오며 염증 증세까지 보이자 당뇨가 있는 이씨는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이씨처럼 무좀 치료를 한다며 목초액에 발을 담가 염증을 심화시키거나 빙초산에 발을 담가 심한 화상을 입게 하는 등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잘못된 민간처방으로 증세를 악화시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이씨의 경우처럼 당뇨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잘못된 처방은 족부궤양을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해야 한다.

◇ 무좀, 종류에 따라 치료법 달리해야

무좀은 피부 사상균(진균, 곰팡이)에 의한 표재성 감염의 총칭으로 의학용어로는 백선이라고 한다.

백선은 발생 부위에 따라서 두부 백선, 체부 백선, 완선, 수발 백선, 안면 백선, 수부백선, 족부 백선, 조갑 백선 등으로 분류하는데 피부과 외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선은 족부 백선으로 족부 백선은 다시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으로 나뉜다.

족부 백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백선으로 전체 백선의 약 20~30%를 차지한다. 주로 20~40대에 많다.

지간형은 족부 백선 중에서도 가장 흔한 형으로 주로 발가락 사이에 병변이 나타난다. 소수포형은 발바닥이나 발 옆에 소수포가 산재해서 나타나고 융합돼 다양한 크기와 형태가 나타난다. 여름에 땀이 나면 악화되고 수포가 형성될 때 가려움이 심하다.

각화형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정상 피부색의 각질이 두꺼워 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진다. 만성적이고 치료가 잘 안되며 자각 증상이 별로 없다.

이 3가지 형은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며 여러 형이 복합돼 나타나기도 한다. 지간형이나 수포형은 심하게 긁어서 염증이나 이차 감염이 생기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조남준 교수는 “기본적인 치료는 항진균제를 도포하는 것이나 염증이나 이차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염증이나 이차감염을 치료 한 후 진균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며 “각질층이 두꺼워 지는 각화형인 경우에는 각질 용해제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항진균제 도포로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용 항진균제를 복용해야 한다. 예전의 경구용 항진균제는 간 독성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요즘에 나오는 약들은 간에 문제가 없는 사람인 경우에는 별 문제 없이 복용할 수가 있다.

진균 감염은 재발을 잘하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항상 발을 깨끗이 하고 통풍이 잘 되게 하여 발을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신발이나 양말을 자주 바꿔가면서 신어서 신발에 습기가 차지 않게 하는 것도 재발을 방지 하는데 중요하다.

◇ 손에도 무좀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무좀은 발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손이나 얼굴 등에도 무좀균에 감염될 수 있다.

조남준 교수는 “동물 등과 접촉하면서 그에 의한 곰팡이 균에 감염될 수 있다”며 “얼굴과 손, 발 심지어는 두피에도 무좀균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이나 발 부위의 무좀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 하면 손톱과 발톱에 진균이 감염이 돼 조갑 백선이 될 수 있다. 조갑 백선은 전체 백선의 약 10~15%를 차지하며 대부분 발톱을 침범하나 드물게는 손톱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조 교수는 “손, 발톱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기간 먹는 무좀약을 사용해야 한다”며 “요즘은 발톱에 직접 바르는 약들도 있어 먹는 약과 같이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증가 시킬 수 있으나 바르는 약 단독으로는 완치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