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통상국가

경제민주화와 삼성전자, 박재완, 스마트폰

pulmaemi 2012. 7. 11. 16:57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어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대선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경제민주화, 일자리, 복지를 언급했다.

 

야권을 포함해 정치권이 너나 없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그 와중에 평소 자신감 넘치는 막말이 취미인 박재완 기재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가 세계 1, 2위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정치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의 이 말은 『여야 정치권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가 과도한 재벌 때리기로 번질 것을 두려워한 것』으로 언론에서 해석되었다.

그러면 과연 그의 말대로 현재의 경제민주화 주장이 정말 과도한 때리기를 우려할만한 수준이나 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2.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47조원 영업이익 6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삼성전자 이익 중 65%인 4조 3000억원은 휴대폰이라는 단일 품목에서 얻은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이익금의 70%를 점유할 정도로 수익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참여연대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어놓았다.

2010년  전체기업에 대한 감세액 8조 4321억 중 21.9%인 1조 8442억이 삼성전자에 돌아갔다.

2010년 한해 삼성전자의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은 15조 293억 이었고 실제 낸 법인세는 1조 7929억원이다. 순이익 대비 실효법인세율은 11.9%에 불과하다.

참고로 한국의 법인세율은 15.2%(LG 18.4%) 중소기업 실효법인세율은 22%라고 한다.

 

 

3. 최근 애플사와 미국법원의 갤럭시탭,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명령 등 여러 소송으로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을 공개하면서 2분기 애플의 영업이익 17조 5500억과 삼성 6조 7000억원을 비교하며 엄살을 부렸다.

 

그 이유를 사이비 언론들은 『질투의 경제학』을 의식한 보호본능이라며 최근 선대인이 『삼성전자 영업이익 70%가 내수에서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비난한 사례를 들먹였다.

그러면서 친절하게 애플의 절세 꼼수를 거론했는데 애플은 이익의 70%를 조세피난처 등 외국에 묻어두고 미국에서도 법인세가 적은 주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국세청에 4700억원의 법인세를 추징당한 것을 의식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해외 자회사, 특수관계 법인과의 낮은 가격판매, 비싼 가격 구입, 지급보증, 가격조작 등 편법을 통해 법인세가 낮은 지역으로의 조세회피를 통해 수천억대 탈세 꼼수를 부렸다가 국세청에 적발되었다.

국세청은 지난 해 7월부터 올 2월말까지 7개월간 삼성전자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국내서 『MB 감세』의 20%를 가져가 11%대의 실효세율을 적용 받으면서도 해외 법인을 통해 다시 탈세까지 한 것이다. 삼성은 2011년 246조 매출 중 절반이 넘는 131조가 자회사 등 다른 사업부서간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웃기는 것은 삼성을 비호하는 언론 등이 나서 애플은 지난해 39조원의 이익을 거두고 고작 3조 7000억원의 세금을 냈는데 삼성은 그 절반도 안 되는 16조원의 이익에서 3조원의 세금을 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들은 애플은 『탈세의 개척자인데 세율이 높아 해외에서 번 돈을 가져오지 못한다』고 변명한다며 삼성은 『바보』이고 애플은 『영악』하다고 했다.

참고로 한국의 법인세는 24%, 미국 39.21%, 일본 39.5%이며 아일랜드 12.5% 아이슬란드 15%,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19%이다.

 

 

4. 여기서 언론은 중대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2010년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5조 293억인데 법인세 산출평가세액 3조 6300억이고 이중 앞서 말한 대로 기업 감세로 1조 8442억을 받아 실제 낸 법인세는 1조 7929억이며 실효세율은 11.9%이다. 조세 감면율은 50.7%이며 2001년 이후 이 회사의 평균 감면율은 50.2%라고 한다(LG 41.4%, 현대차 20%)

삼성전자는 일시 투자세액 공제,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공제 등으로 낸 것보다 감면 받은 세금이 더 많다. 그럼에도 삼성은 이를 통해 타 대기업 몇 배의 연구개발투자와 수십 만개의 간접일자리 창출효과를 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3조가 아닌 1조 8000억 정도를 세금으로 냈고 국세청 발표대로 추가로 4700억원을 탈세한 것이다.

이렇게 뻔한 숫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 삼성을 옹호하는 사이비 언론들이다.

참고로 2010년 총 기업세금 감면액 8조 4321억 중 대기업 7.1조, 중소기업 1.3조(15.7%), 그 중 10대 재벌 5조(59.5%), 삼성그룹 2.9조(33.9%)이고 그 중 삼성전자 한 개 회사에 1조 8442억의 감면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언론은 겉으로 『경제민주화 운운』하며 뒤로는 삼성전자의 충격적 해외법인으로의 이득 이전식 탈세를 눈감고, 나아가 삼성전자의 감세전 법인세를 마치 실제로 낸 법인세처럼 보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애플에 비해 삼성이 상대적으로 바보고 도덕적이라고 한다.

 

 

5. 그저께 국내의 스마트폰 판매가가 해외보다 수십 만원 비싸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애플, 아이폰은 해외평균 57만 9000원, 국내 81만 600원, 삼성 갤럭시 S2는 해외평균 39만 9000원 국내 73만 7000원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서 스마트폰이 두번째로 비싼 나라이다. 갤럭시의 경우 『33만 8000원』이 더 비쌌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짜고 유통망을 독점해 높은 출고가로 소비자에 바가지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사실 소비자들은 요즘 통신비와 연계된 복잡한 할부가격체계로 할부판매로 인해 스마트폰 가격을 정확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가격이 노트북이나 PC 가격보다 비싼 실정이다.

기본 6~7만원 하는 스마트폰 통신비 2년 약정하면 2년간 140만원에서 170만원이 되는데 이중 사실 절반인 70~80만원이 스마트폰 가격인 것이다. 4인 가족 기준 스마트 폰 가격만 2년간 300만원 가량이 된다. 이중 130만원 이상의 돈이 소비자에서 가격 폭리에 의해 제조사로 부당하게 이전되는 것이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는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짜고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다고 453억원의 과징금을 물린바 있다.

3개 통신사 너댓 개 제조사의 카르텔에 의한 독과점이 가격폭리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국내판매 대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고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대수(전세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판매대수를 밝히면 폭리의 실체가 드러날 까봐 우려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참고로 2011년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4억 9140만대이고 삼성은 매월 스마트폰 1천만대 이상 팔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4220만대를 팔았다고 한다.

감세, 탈세로 엄청난 혜택을 보는 회사가 독과점 카르텔로 폭리까지 취하고 있는 것이다.

 

 

6. 지금 정치권은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과 규제감독의 강화를 이야기한다.

 

반면 박재완과 친 재벌 언론은 『경쟁력 세계 1, 2위인 기업이 상대국 기업과 싸우는데 국내에서 규제로 발목을 잡으면 경쟁에서 질 수 있다』고 협박한다.

그러면서 재벌이 규제되면 외국기업이 들어와 혜택을 본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삼성바보』, 『애플영악』을 거론한다.

 

전체 MB 기업 감세 8조 4천억 중 삼성전자 1개 기업이 21.9%에 해당하는 1조 8400억을 감면 받아 내는 세금보다 감면 받는 세금이 많은 나라,

 

중소기업 전체가 받는 감세보다 1개 기업이 더 많이 감세 받는 나라,

 

그러고도 그 기업이 4700억원이 꼼수 탈세를 하는 나라,

 

스마트폰 1개가 외국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나라,

 

서민의 통신비 속에 교묘히 포함시킨 스마트폰 가격으로 집집마다 매년 수십 만원의 폭리 취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경제민주화가 재벌의 발목을 잡는다고 장관이 강변하는 나라.

 

정치권에 난무하는 경제민주화 구호 속에서 국민들은 그 개념을 어렴풋이 이해할 뿐이지 정확히 그 내용이 무엇인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정치권은 그저 경제민주화만 반복적으로 외쳐대며 성장과 복지의 조화, 일자리 창출을 너나없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엄청나게 폭리를 취하는 회사에 어마어마한 감세를 해주고 그것도 모자라 공공연한 탈세까지 합법적인 양 행해지는 나라를 바로 잡는 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구체적 실현인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거창하고 허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눈 앞에 뻔히 보이는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문제들을 바로 잡는데서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