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80세 이상 노인성 '심장판막수술' 급증

pulmaemi 2012. 7. 9. 14:49

대동맥 판막 협착증, 최근 5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최근 대동맥 판막 협착증을 앓는 고령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삼성서울병원은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노인성 판막 질환인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급증해 80세이상 판막수술 환자가 2006년 4.1%에 불과하던 것이 5년후인 2011년에는 16%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동맥 판막 협착은 정상적인 심장의 판막이 나이가 듦에 따라 두꺼워지고 석회화돼 판막이 잘 열리지 않고 굳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박표원 교수는 “병이 진행될수록 판막이 좁아지면서 호흡부전,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더욱이 졸도 등 2차 부상의 위험이 큰 증상을 경험한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어 사전에 정밀한 예방활동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심각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자 평균 연령이 65세 이르다보니 수술을 선택하는 데 있어 환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최근 한국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대동맥 판막 협착 환자 가운데 80세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자 이러한 우려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상당수 환자들이 증상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넘기거나 알게 되더라도 나이 때문에 심장수술을 선택하는 데 있어 주저하곤 한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도 노인 환자 가운데 수술 위험만을 되새김질하듯 고민하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학계 보고에 따르면, 대동맥 판막 협착이 발병하고 나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2년 생존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며, 5년 생존율 또한 20~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표원 교수팀이 지난 1995년 1월부터 2011년 12월말까지 대동맥 판막 협착으로 수술한 환자 559명 중 60세 이상 환자가 전체 69%에 달할 정도로 노인 환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만 놓고 보면 80세 이상 고령 환자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전체 환자의 15.5%에 이르렀다.

박교수팀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받은 대동맥 판막 협착 환자 559명 중 당뇨병은 19%, 고혈압은 42%,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는 44%로 대개 건강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뤄진 수술 중 병원 내 사망은 단 한건만이 기록됐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사망환자로 기록된 사례 또한 관상동맥이 좁아 관상동맥우회술을 동시에 시행할 정도로 고위험 환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대동맥 판막만을 치환한 환자 500명 중 사망사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다수 환자들이 걱정하는 뇌신경합병증도 0.5%로 일부에 국한돼 발견됐고, 수술 후 5년, 10년 생존율은 각각 94%, 87%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치료 후 사망환자의 경우에도 3분의 1은 암과 같이 다른 질환으로 사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