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알코올 피하고 자고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무더위도 걱정이지만 밤까지 이어지는 열대야도 문제다.
최근 예년에 비해 빨리 찾아온 섭씨 30도 낮 더위는 앞으로 밤 기온도 25도 이상 넘어가는 소위 열대야증상을 쉽게 예상하게 하며 이에 불면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매년 발생해온 실정이다.
◇ 기온이 올라갈 경우 왜 잠이 안오게 될까(?)
고온이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를 흥분시키면 일종의 각성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쉽게 잠이 들 수 없게 된다. 즉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인 섭씨 18~20도 범위를 벗어난 기온 분포일때 인체가 기온 적응을 위해 지속적인 각성상태가 돼 쉽게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보온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난방기구를 누구나 사용해 실내 온도가 18도 내외로 유지되고 이불 등을 덮어써 신체가 편안한 상태가 되지만 여름철에는 에어컨이 없는 가정에서는 온도를 낮추기가 어려워 이같은 불면상태가 초래되므로 유별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최적온도는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기후 지방대에 해당되는 사실이다. 실제로 열대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은 연일 30도가 넘는 기온에서도 큰 지장없이 숙면을 취하는데 이는 결국 인체가 일정 기온에 계속 노출되면 온도조절 중추가 해당 기온에 최적화되어 더이상 각성되지 않고 편안한 상태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끔 외신에서 보듯 인도 등지에서 기온이 영하도 아닌 영상 5도로 갑자기 떨어졌는데 수많은 동사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익숙하지 못한 기온대에 신체가 적응을 못해 노약자인 경우 체온이 20도대로 떨어져 신진대사가 정지해버리는 것이다.
외국에서 40도 이상의 폭염으로 노약자들이 사망하는 것도 신체가 이같은 환경에 적응을 못해 신경조직 등이 마비되어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밤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 현상은 일시적인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현상을 총칭한 것으로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 열대야, 극복방법은
일반인 대부분이 느끼는 열대야 불면증상은 일시적인 불면증상이나 장기간 계속될 경우 피로증상의 누적으로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잠이 든 후 자주 깨고 깊은 잠에 이르지 못해 장시간 자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뻐근한 느낌이 남고 낮시간에는 졸립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열대야를 극복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수면 위생을 잘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카페인과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나 음주를 피하고 자고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밤에 잠을 설쳤다고 낮잠을 지나치게 자지 않는 것이 좋고 정 필요하면 30분 내외로 한다. 잠이 잘 오지 않으면 뒤척이지 말고 잠자리에서 벗어나 많은 집중이 필요하지 않은 가벼운 독서를 하다가 다시 잠이 오면 잠자리에 든다. 잠이 들지 않으면 이런 행동을 반복해도 좋다”고 말했다.
잠자기 적절하고 쾌적하게 느끼는 방 온도는 섭씨 20도 정도이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담요나 이불을 덮는 습관에 따라 다르므로 냉방기를 일률적으로 맞추어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선풍기를 틀 때도 수면 시작 1~2시간만 몸에서 멀리 떼어 놓고 가동시키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쐴 경우 저체온증에 빠져 생명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지나치게 심한 운동은 삼가고 운동은 이른 저녁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잠자기 전 지나치게 집중하는 작업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우유를 한 잔 먹어 공복감을 없애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열대야 현상은 연속 10일을 넘기지 않는 편이므로 이 기간동안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최적 환경 유지 등으로 신체 피로를 줄여 나가는 슬기가 필요한 때이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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