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생활습관병 ‘치핵’, 꾸준한 온수좌욕도 해결책 중 하나

pulmaemi 2012. 6. 27. 09:58

생활습관과 식이요법 조절로 예방과 치료 가능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치핵은 통증 없이 4기까지 악화될 수도 있고 그 상황에서 엄청난 통증으로 공격해올 수도 있다. 무조건 수술만 생각하며 손사래 치기보다 보존 치료, 비수술 치료 등 병기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치핵은 항문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다. 치핵이 생기는 기전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항문 쿠션 하강설’이다.

항문은 평소 괄약근에 의해 닫혀 있지만 배변 시 최대 4cm까지 벌어진다. 이때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조직이 항문 쿠션 조직, 즉 치핵 조직이다.

이처럼 치핵 조직은 모든 사람에게 있는 정상 조직인데, 이 쿠션 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병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병적인 상태를 일반인들은 ‘치질’이라 부르고 의학적으로는 ‘치핵’이라고 한다.

◇ 앉아서 힘주다 생긴 생활습관병

치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대변을 볼 때 힘을 주고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있다. 이런 경우에 아침식사 전보다 아침식사 후에 대변을 보면 위대장 반사운동으로 훨씬 쉽게 빨리 마칠 수 있다. 용변 시 신문이나 책을 봐도 대변시간이 길어져 좋지 않다.

대변을 보는 자세처럼 항문이 빠지기 쉬운 자세, 오래 앉아 있는 자세, 하복부에 힘을 주는 운동, 변비와 설사, 임신과 출산, 간경화증도 치핵을 유발한다.

항문 괄약근이 보통보다 꽉 조여져 배변 시 힘을 과도하게 주는 사람이나, 점막지지인대가 약해서 항문 쿠션 조직이 늘어지기 쉬운 체질 역시 치핵이 잘 생긴다. 또한 육류 위주로 저섬유 식사를 하면 치핵이 악화되기 쉽다.

치핵은 치상선의 안쪽에 생긴 내치핵과 그 아래쪽에 생긴 외치핵으로 분류된다.

치핵 탈출 정도에 따라서 분류하면 1도가 항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출혈만 있는 상태고 2도는 배변 시에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 3도는 치핵이 튀어나와서 손가락으로 밀어 넣으면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 4도는 치핵이 항상 나와 있고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도 항문 내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다.

치핵 탈출의 경우, 외치핵은 항문 밖에 치핵 덩어리가 보이고, 내치핵은 보통 배변 후에 치핵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빠진다. 외치핵은 혈전이 생기면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내치핵은 대개 통증이 없다.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나와 항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혈류 장애가 생긴 상태를 ‘감돈’이라고 한다. 감돈이 되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조직이 항문 괄약근에 의해 조여져 정맥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항문 둘레가 부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치핵을 검사할 때는 의사가 시진과 촉진, 항문 수지 검사를 통해 일차적 검사를 하고, 항문관 안을 직접 보고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서 항문경, 직장경, 대장내시경, 대장촬영술 등을 시행한다.

◇ 심각한 치핵 아니면 보존적, 비수술적 치료 가능

치핵은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보존적 치료를 하는데,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내치핵 1도는 보존적 치료를, 2도는 결찰법, 주사법, 보존 치료를 3-4도는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외치핵은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방법으로는 온수좌욕, 치핵약, 식이요법이 있다.

온수좌욕은 항문을 청결히 유지하고 항문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울혈을 제거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항문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감소시킨다.

좌욕의 물 온도는 약 40~45℃, 즉 목욕탕물 정도로 혈행을 촉진시키기에 알맞은 따듯한 물이 좋다. 그러나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면 효과가 줄어드니 주의해야 한다.

좌욕하는 시간은 3-5분 정도를 권한다. 또 좌욕하는 물은 맹물이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탕 속에 들어가 거나,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서 다리를 내놓은 채 엉덩이를 푹 담그거나, 항문 세정기나 샤워기로 항문 부위에 물을 계속 뿌리면 된다.

핵의 약물 치료에는 내복약으로 정맥,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혈류 개선을 도모하는 제재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 그리고 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변을 묽게 보도록 하는 변완화제가 같이 사용된다.

항문 주위에 바르는 연고제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려움증을 없애기 위한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통증을 줄이기 위한 국소마취제 등을 쓴다.

또한 고섬유식을 하면 섬유소가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서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대변량을 많게 만들어 변비를 없애주며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그래서 배변할 때 힘을 덜 주게 되어서 치핵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주로 경도의 내치핵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화제 주사요법, 고무링 결찰법, 항문수지 확장법, 적외선 응고법, 한랭 응고법, 전자파 치료법 등이 있다. 이 방법에는 입원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심한 치핵에는 적용할 수 없다.

그리고 치핵의 수술 치료는 치핵을 결찰하고 절제하는 것이다. 절제 후 치료방법은 절개창을 열어두는 개방법과 절개창을 봉합하는 봉합법이 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외과 허혁 교수는 “치핵은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의 조절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라며 “이것을 잘 기억하고 좋은 습관을 유지한다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생활에 큰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는 항문 질환으로부터 해방돼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치핵(치질)의 보존적 치료를 위해서 하는 온수좌욕은 항문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울혈을 제거하고 부기를 가라앉힌다.

물 온도는 약 40-45℃.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면 효과가 줄어드니 주의해야 한다. 3-5분 정도 좌욕하고 이때 물은 맹물이면 된다.

또 허혁 교수는 치핵 예방을 위한 10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매일 따듯한 물로 목욕 또는 좌욕 ▲항문을 항상 청결하게 ▲변비 예방 ▲설사 주의 ▲대변은 3분 이내에 ▲항문을 차게 하지 않도록 ▲같은 자세로 오랜시간 있지 않기 ▲장시간 운전 피할 것 ▲술, 담배, 맵고, 짠 자극성 음식 피할 것 ▲항문병 정기 검진을 1년에 한번 받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