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꾸준한 관리∙치료, 해답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넓은 의미에서 염증성 장질환이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병을 의미하지만 실제 임상에는 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두가지 질환을 일컫는 용어다.
즉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장(腸)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관계는?
과거엔 서구에서 흔하고 동양에선 매우 드문 질환이었으나 서구화, 산업화의 영향으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아 마치 사촌 쯤 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된다. 주로 젊은 층에서 호발하는데 크론병은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20대부터 40대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발생하는 차이를 보인다.
궤양성 대장염은 말 그대로 대장만을 침범하며 직장에서부터 그 상부로 연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에만 염증이 국한된 궤양성 직장염이 가장 흔해 전체 환자의 40-50%를 차지하며 약 1/4의 환자에서 전체 대장을 침범하는 심한 형태를 보인다. 대장의 표층(점막과 점막하층)을 침범하여 주로 얕은 궤양을 만들며 누공이나 천공 등의 합병증은 드물다.
반면에 크론병은 구강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라도 침범할 수 있으며 대장의 근육층을 넘어 깊은 궤양 및 염증을 초래해 협착, 누공(샛길), 천공 등 합병증 발생이 흔하고 이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염증성 장질환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오랜 기간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나와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치질쯤으로 알고 지내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장 폐쇄나 천공 등 심각한 증상으로 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피가 섞인 설사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그 외에도 복통, 대변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하는 증상), 체중감소 등을 호소한다.
크론병에는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된 증상이며 혈변은 드물다. 항문부위를 잘 침범해 단순한 치질인 줄 알고 치료받다가 나중에 크론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질환에 걸릴 유전적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에서 장내 세균과 환경적 요인(음식, 흡연, 약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초래됨으로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한명이 염증성 장질환에 걸리면 다른 한명도 병에 걸릴 확률이 50%까지 보고돼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으나 모든 경우를 유전만으로 설명할 순 없다. 당연히 유전되는 병은 아니다.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나 음식에 포함된 각종 항원들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금식을 하거나 항원이 없는 성분식이 등을 하면 크론병이 호전돼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일단 발병하면 만성적으로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경과를 밟으므로 장기간(일생 동안)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완치법이 없다. 따라서 현재의 치료목표는 증상을 가라앉히고 장 점막을 치유하여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염증조절제(사라조핀, 아사콜, 콜라잘, 펜타사), 스테로이드(소론도), 면역억제제 등의 약제를 환자의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환자마다 약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간혹 약제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과정 중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내시경검사, 영상의학검사 등을 이용한 평가가 필요하다.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교수는 “최근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환자들에서 좋은 치료성적을 보이는 생물학제제(레미케이드, 휴미라)가 개발돼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현재 지속적으로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머지않아 완치를 위한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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