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화상 입으면 급성 위염이나 급성 위궤양 자주 발생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직장인 서유경(29)씨는 조이는 듯한 복부 통증이 계속적으로 반복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그녀는 담당의사로부터 ‘급성위염’ 진단을 받았다고.
유경 씨는 “최근 일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식사 시간도 일정치 않았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주 맵다고 소문난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먹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속이 쓰리기 시작하더니 주기적으로 통증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위염은 불규칙한 식습관, 또는 위에 자극이 되는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위장에 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도 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0~29세 여성, 남성 대비 2.1배 위염 ‘높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4~2008년 5년간의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염 및 십이지장염(K29)’의 진료인원은 연평균 6.6% 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인원은 2004년 389만명에서 2008년 501만명으로 5년간 112만명, 연평균 22만4000명씩 증가했다.
최근 5년간의 성별 진료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매년 1.6배정도 많아, 여성이 위염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을 기준으로 위염 및 십이지장염의 연령별 진료인원 분석결과, 40~49세가 1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50~59세 16.8% ▲30~39세 15.2% 순으로 나타났다.
0~9세를 제외한 전 연령구간에서 남성대비 여성이 모두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20~29세에서 남성대비 2.1배로 가장 높게 타나났다.
◇ 급성위염, 심한 경우 위점막에서 출혈 생겨 토혈이나 하혈 하기도
위염이란 위점막에 염증성 변화를 일으키는 질병을 총괄하여 일컫는 병명인데, 위염은 외부적 요인이 직접 위점막에 작용하여 발생되기도 하지만 다른 장기의 질병 때문에 이차적으로 위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뇌에 외상을 받거나 수술을 받았거나 심한 화상을 입으면 급성 위염이나 급성 위궤양이 자주 발생되며, 악성 빈혈이나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그리고 갑상선 및 부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만성 위염이 빈번히 수반된다.
급성 위염이란 급성으로 위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말한다. 통증이 심할 때에는 조이는듯한 통증이 상복부에서 서서히 시작하여 점점 복부 전체로 퍼져가며 심해지다가 다시 서서히 풀리는 즉 통증이 비교적 짧은 주기로 파도치듯이 반복적으로 밀려왔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흔히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위점막에서 출혈이 생겨 토혈이나 하혈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급성 위염은 발병까지의 시간이 대체로 수 시간 정도이며 길어도 24시간 내에 발병한다.
확진을 하려면 증상이 발생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 위염이 생긴 위점막을 내시경을 통하여 보면 위점막이 붉게 부어오르고, 점액이 광범위하게 위점막에 부착되어 있으며, 심한 경우 미란이나 얕은 궤양과 출혈이 보이기도 한다.
급성 위염은 산에 의하여 일어나는 병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폭식, 술,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과 스트레스에 의해 방어인자와 공격인자의 균형이 깨지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급성 위염의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고 약물요법을 하면 비교적 치유가 빠르기 때문에 예후는 양호한 병이라 생각된다. 처음 며칠은 죽과 같이 부드럽고 자극성이 적은 식사를 하면서 제산제나 산분비 억제제를 투여하여 공격인자를 억제하면 대개는 충분하나 방어인자 강화제를 병용하면 더 완치가 빠를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진경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만성 위염 환자…맵고 짠 음식, 술, 담배, 진통제 “NO”
만성 위염은 위점막의 염증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 위염의 원인은 다양하나 대체로 여러 종류의 자극에 의하여 유발된 점액분비의 감소나 점막 상피의 결함에 의하여 발생된다.
즉 만성 위염은 오랫동안 짜고 매운 음식이나 술을 먹거나, 약물 또는 스트레스에 의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일부 환자에서는 십이지장으로 통하는 위의 유문의 기능이 좋지 않아 답즙과 췌장액이 위로 역류되면서 위염이 생기는 수도 있는데 이러한 기능장애도 보통 오랜 기간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만성 위염 상태로 된다.
증상은 대개 상복부 둔통, 복부 팽만감, 가슴답답, 오심, 구토 등인데, 급성 위염처럼 통증이 격렬하지는 않으며 무증상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은 위암, 위궤양, 간 질환, 과민성 대장, 담석증 등과의 감별이 어려워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촬영한 위투시 촬영에서는 대개 정상 소견을 보이므로 확진을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도 해야 한다.
만성위염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생활패턴을 조절하며,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으면 약물을 사용하는데, 약물로는 위점막 보호제가 치료의 중심이 되며 제산제와 소화효소제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소화불량 증세나 통증이 있으면 저자극성의 식사를 하고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하며, 술, 담배, 진통제, 항생제 등과 같이 위점막에 손상을 주는 약물은 피하여야 한다.
정훈용 교수는 “무증상인 만성 위염에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아직 정설이 없는데, 이는 대개의 경우 약물 치료가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치료 중심이기 때문에 원인을 치료하기가 어렵고 치료를 하여도 만성 위염의 후유증이나 진행의 억제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만성 위염의 예후는 합병증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암과 같은 합병증의 조기 발견을 위하여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병이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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