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10명 중 2명이 콩팥에 이상이 있고, 또 만성콩팥병 환자의 60%는 고혈압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정식·울산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전국 7대 도시의 35세 이상 일반인 2411명과 280개 의료기관에서 신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4만4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고혈압성 만성콩팥병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고혈압 환자의 21.6%가 콩팥에 이상이 있어, 일반인 9.3%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서는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3.1%)에 비해 3기 이상 중증 만성콩팥병의 상대위험도가 2.9배(8.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고혈압이 심할수록 만성콩팥병 빈도가 크게 늘어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들에서는 23.1%가 만성콩팥병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인 정상인(8.2%)의 3배에 이른다.
이완기 혈압 또한 90mmHg 이상에서는 23.2%가 콩팥에 이상인 반면 70mmHg 미만의 경우에는 8.6%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정상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32.3%인데 비해 만성콩팥병 환자는 60%로 정상인의 두 배에 달했다.
더욱이 초기인 1, 2기엔 53.7%, 중등도인 3기에는 59.5%, 중증인 4, 5기에는 80.0%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이 빈번하고, 콩팥병 단계가 증가할수록 혈압은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식 이사장은 "콩팥은 고혈압에 의해 손상 받는 대표적인 장기이며 동시에 콩팥의 손상은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을 유발하게 된다"며 "심장병 못지 않게 콩팥병 역시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홍보이사(인제의대 신장내과)는 "콩팥은 기능이 50% 이하로 감소해도 대개 고혈압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