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수요는 느는데 관리는 ‘엉망’

홍삼 과다복용 시 부작용 우려,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급속한 고령화 및 웰빙∙다이어트 열풍에 힘입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허위∙과장 광고 및 불법제조, 유해성분 검출 등 건강을 고려해서 섭취하는 제품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돼 문제점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대표주자 격인 홍삼 역시도 다량 섭취시 부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주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등은 마련되지 않아 주의가 당부된다.

◇ 건강기능식품, 고령화-다이어트 열풍 업고 ‘고공행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2011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총 생산액은 1조3682억원, 총 생산량은 4만258톤으로 집계됐으며 수출 또한 지난해 556억원으로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성장추세는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자기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액 기준 연평균 성장률은 27.4%로 국내 총생산(GDP) 5.9%, 제조업(GDP) 7.8%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홍삼제품이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52.6%인 7190억원을 기록해 2004년 이후 꾸준히 1위에 오르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비타민 및 무기질 제품(1561억원) ▲개별인정형제품(1434억원) ▲알로에 제품(691억원) ▲오메가-3 지방산 함유 제품(50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특히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개별인정형’ 제품은 고시된 품목 이외에 안전성∙기능성을 개별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로 제조한 것으로 밀크씨슬, 헛개나무추출물 등이 있다.

한편 건강기능식품 업체 역시 크게 늘어 지난해 제조업소는 총 424개소로 전년대비 5.7% 늘어났으며 판매업소 또한 8만43개소로 14.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식품에 사용 금지된 의약품 넣어 불량제조-유해성분 검출 등 ‘건강위협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을 넣은 사례 및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정식 수입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부산지방청은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을 첨가해 다이어트 식품을 제조∙판매한 업체 대표가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으며 4월에도 경인지방청이 시부트라민을 넣은 제품을 피부관리실 등에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했다.

시부트라민은 의약품으로 허가된 1일 복용량이 8.37mg으로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부작용의 우려가 높은 성분이다.

또한 4월 대구지방청은 발기부전치료제 ‘타다라필’을 넣은 제품을 화학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방생약성분으로 건강에 좋은 정력식품으로 속인 고려홍삼 대표 등 4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온라인의 경로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도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약청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성기능개선, 근육강화 등의 효과를 표방해 판매중인 24개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1개 제품에서 시부트라민, 요힘빈 등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

이중 다이어트 제품 5개 중 1개에서는 캡슐 당 페놀프탈레인 44.7mg과 시부트라민 2.0mg이 검출됐으며 2개 제품에서 시부트라민 8~16.6mg이 검출, 나머지 2개에서도 요힘빈이 1.1~1.4mg이 검출됐다.

성기능 개선 제품에서는 타다라필, 실데나필 등이 검출됐으며 근육강화제에서는 이카린 등이 검출됐다.

페놀프탈레인은 발암, 기형아출산, 내분비장애 등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 의약품으로 사용이 중단된 성분이며 시부트라민 또한 고혈압, 가슴통증, 뇌졸중, 수면장애, 변비 등의 부작용으로 2010년 10월부터 사용이 중단된 바 있다.

또한 실데나필, 타다라필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의약품으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자가 이를 섭취하게 되면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있다. 요힘빈은 동물용 의약품(마취 회복제)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시 제품앞면의 ‘건강기능식품’ 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하며 ‘특효’, ‘100% 기능 향상’ 등 기능성을 지나치게 장담하는 과대광고에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치료로 처방되는 약이 아니므로 항암효과, 당뇨에 탁월 등 ‘질병’을 치료한다는 허위∙과대광고 등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몸에 좋은 홍삼도 많이 먹으면 안좋다는데…건강기능식품 가이드라인 ‘無’

건강기능식품 시장 내에서 52.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홍삼제품 역시 과다 복용시 부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가이드라인은 마련돼 있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참의료실천연합회(이하 참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이미 GAS(인삼,홍삼 오남용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있을 정도로 홍삼에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실이며 유럽과 미국의 보건의료당국은 홍삼의 과용량 복용시 부작용을 우려해 2g의 복용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참실련 관계자는 “식약청은 홍삼에 대해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발표한 적도 없고 발표할 계획도 없다”며 “식약청은 홍삼판매 광고대행사 업무를 하루빨리 그만두고 홍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의 전면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과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홍삼 복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업무인 식약청이 홍삼 잘 팔린다는 소리만 할 뿐 아무런 가이드라인 설정도 하지 않고 국민들의 피해를 방조하는 것은 엄연한 식약청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독성 및 안전성, 기능성 등을 평가해 인증하는 절차를 통하도록 돼 있다”며 “또한 소비자연맹을 통해서 수집된 부작용 사례를 DB분석한 결과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유럽 및 미국 국가들이 복용제한을 둔 것처럼 국내의 경우에도 일일 섭취량은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