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계·남성학

소변 보는 시간이 오래 걸려, 내가 혹시 전립선비대증(?)

pulmaemi 2012. 6. 4. 10:56

60대 이상 남성 70%에서 나타나, 전립선 절제술로 치료 가능

 

[메디컬투데이 김선욱 기자]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최모씨는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술자리에서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서 친구들로부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말을 들었다.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있던 찰나 동창들은 너도나도 걱정스런 얼굴로 “소변줄기가 약해졌다”,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을 수 없을 지경”이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 노화현상에 속해 모든 남성이 예비환자

전립선비대증의 전형적인 배뇨곤란을 경험하는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다. 전립선이란 방광과 요도가 연결되는 부위에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밤알 크기의 장기인데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는 일 이외에는 특별히 그 기능이 알려진 바가 없다.

전립선비대증이란 말 그대로 전립선이 커져서 방광 하부의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너무 자주 소변을 보거나 참기 어려운 느낌 등 배출 장애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일종의 노화현상이라고 이해해야한다. 대개 나이 35세부터 서서히 전립선이 커지기 시작해 요도를 압박하고 방광을 위로 밀어 올리기 때문에 여기서 여러 가지 배뇨곤란 증상들이 발생된다.

이러한 증상의 개인적인 정도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누구든지 전립선비대증 자체는 모두 가지고 있다.

사람은 일단 잠이 들면 소변 보고 싶은 느낌으로 깨어나는 일이 없는 것이 정상인데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면 수면 중 2~3회 소변을 보고 싶은 야간빈뇨, 깨고 낮 시간에도 소변을 보러 가면 한참 서 있어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배뇨 지연 등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정확한 원인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의들은 대체로 2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

우선 연령 증가에 따른 증상으로 젊었을 때는 생기지 않다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60대에서는 60~70%의 남성에서 나타나고 70대가 되면 거의 모두에게서 나타난다.

따라서 거의 모든 남성들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의 환자이거나 예비 환자라 할 수 있고 오래 살면 꼭 만나게 되는 일종의 장수 병이라 볼 수 있다.

또 연령이 증가하면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는데 이것이 비대증 시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만져 보는 직장 수지 검사나 초음파 검사로 전립선이 커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진단은 어렵지 않다.

수지 검사나 초음파 검사는 비대증뿐만 아니라 간혹 비대증에 동반되는 전립선암 진단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

◇ 치료효과 좋아, 수치심으로 숨길 필요 없어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경구 약물 요법에서부터 외과적 전립선 적출술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데 전립선의 크기, 임상 증상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아직까지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의 대윈칙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다.

경희대의료원 비뇨기과 장성구 교수는 “전립선 비대의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비대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전립선 주위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약을 복용하면 임상증상은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전체 전립선 비대증의 90% 이상이 전립선 절제술로 치료되는 실정이고 드물지만 전립선이 아주 커진 경우에는 개복해서 들어내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전립선을 레이저로 태우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가 늦게 나타나며 조직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간혹 동반되는 전립선암을 발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경요도적 절제술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장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수분을 한꺼번에 다량 섭취하거나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말아야 한다”며 “장시간 승차, 음주도 주의해야 하고 과도한 성생활 역시 방광근육이 약해지게 하거나 전립선에 충혈 또는 부종을 가져와 배뇨가 완전히 막힐 수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어 “전립선비대증은 전혀 수치스러운 병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로 생각하고 치료효과가 좋은 방법은 의사와 상담해 결정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선욱 기자(tjsdnr82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