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만 9세, 남자 만 10세 이전 치료해야 효과 있어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최근 아이들의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사춘기가 빨리 왔다고 해서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발현이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것으로 여자에서 8세 이전에 유방의 발달이 있거나 남자에서 9세 이전에 고환이 4ml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서 정상 아이들보다 빨리 성장해 갑자기 성장 속도가 증가(연간 7cm 이상)하며 사춘기 초기에는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크고 잘 자란다. 하지만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서 성장이 멈춰지므로 결국 최종 성인 신장이 작아지게 된다.
◇ 성조숙증의 원인
성조숙증은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으로 구별되는데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 증가가 조기에 활성화되어 일어나는 경우를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진성 성조숙증에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의 농도가 높아 성선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의 발달이 진행되며 키가 급성장하며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아지게 된다. 진성 성조숙증의 경우 대부분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여자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남자에서는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원인으로는 뇌종양에 의해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어린 나이에 발병한 여자 아이나 남자의 경우에는 뇌 MRI를 시행해야 한다. 뇌종양의 대부분은 양성으로 과오종이라고 하며 갑자기 웃는 양상의 경련이 동반될 수 있다. 그 외의 원인으로는 뇌염, 뇌수막염, 수두증, 교통사고 등의 머리 외상 등이 있다.
한편 성선자극호르몬이 증가되지 않고 난소나 그 외 다른 장기에서 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를 가성 성조숙증이라고 하는데 난소 내에 낭종이나 종양이 생겨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되거나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이라는 병이 있어도 아이가 빨리 자랄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있는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 성조숙증의 진단
최근 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지면서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사춘기를 늦추는 무분별한 치료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하지만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치료한다면 아이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진단이 확실한 경우에만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치료를 시작하면 출생체중과 신장, 부모의 키, 사춘기 발현 시기 등을 파악하게 된다. 또한 키와 몸무게 등의 신체 계측을 하는데 최근에 성장이 갑자기 빨라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장 기록이 유용하다. 사춘기의 진행 정도는 객관적인 관찰로 단계가 정해지는데 성 성숙도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여자에서는 유방의 발달과 음모 발달 정도가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남자에서는 고환이 얼마나 커졌는지 또한 음모가 얼마나 났는지 진찰하여 판단한다. 필요한 경우 외래에서 성선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을 포함한 혈액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뼈 나이를 알기 위해서 보통 왼쪽 손목의 방사선 촬영을 시행한다. 성조숙증에서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골성숙이 촉진되어 보통 뼈 나이가 실제 나이에 비해 앞서 가는 경우가 많다.
검사 결과를 확인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성장 속도가 증가되며 혈액 검사, 골 연령 검사에서 사춘기가 진행된 것으로 의심되면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약물을 투여한 뒤 여러 차례 채혈하여 성선자극호르몬이 상승되는지 확인한다. 이 검사를 통하여 치료가 필요한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 성조숙증의 치료
성조숙증을 치료하는 목표는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로 오래도록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으며 사춘기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를 4주 간격으로 병원에 와서 피하 주사로 맞게 된다.
치료를 시작하면 수 주 이내에 성호르몬의 분비가 사춘기 이전 수준으로 감소해 여자 아이는 가슴이 약간 작아지기도 하며 남자 아이는 고환의 크기가 감소한다.
치료 중에는 성장 속도가 사춘기 이전으로 감소된다. 하지만 치료 전보다 오랜 기간 자라기 때문에 최종 키는 더 크게 된다.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는 정상적인 사춘기의 시작 연령까지 지속하며 보통 2~4년 정도 치료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유한욱 소아청소년병원장은 “치료를 중단하면 약 3~6개월 이후 다시 사춘기가 진행돼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며 “여자 아이는 만 9세 이전, 남자아이는 만 10세 이전에 성조숙증의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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