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경미한 악몽은 정신건강에 이롭다(?)

pulmaemi 2012. 5. 30. 10:51

악몽 무의식적 감정 발산 스트레스 해소···심한 악몽은 스트레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수면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기억력을 강화시키며 기술이나 학습 능력을 신장시키는 등 여러 역할을 한다.

종종 사람들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숙면을 방해받고는 하는데 일반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수면방해 요인으로 악몽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악몽을 꾸면 잠을 설치게 된다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경미한 수준의 악몽의 경우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이고 불안감 등을 떨쳐내는 역할을 한다.

◇ 1세 전 어린이 50%는 잠의 램수면 상태

잠은 크게 얕은 수면 상태인 램수면과 깊은 수면 상태인 논 램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램수면의 경우 뇌의 대뇌피질은 수면 중이지만 피질하 구조는 깨어있는 상태로 정신활동은 활발하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이 마비돼 꿈속에서 느끼는 일들을 행동으로 표출할 수 없다.

논램수면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숙면 상태로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며 심장이 느리고 규칙적으로 뛰게 된다.

논램수면의 경우 조용하고 편안한 성격의 부교감 신경이 주로 항진되는 반면 램수면 상태에서는 화가 나고 흥분하는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경향을 보인다.

램수면과 논램수면 모두 꿈을 꾸지만 우리가 꿈을 꿨다고 인지하게 되는 건 잠에서 깼을 경우이므로 논램수면 상태에서 스스로 꿈을 꿨다고 인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악몽은 성인보다 어린아이에게 자주 나타난다. 이는 꿈을 꾸다가 깨기 쉬운 램수면 상태가 어른보다 어린아이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경우 1세 전까지는 잠의 50% 정도가 램수면 상태지만 점점 램수면이 줄어 청소년기부터 20~25%가 되므로 어린아이가 램수면 중 잠에서 깨 악몽을 인지할 확률이 높다.

◇ 꿈 통해 좋지 않은 기억 발산할 수 있어

꿈은 누구나 매일 꾸지만 어떤 사람은 수면 중 꿈을 꾼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꿈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말한다.

이는 램수면 중 꿈으로 인해 잠에서 깨느냐 마느냐에 따른 것으로 일상적인 꿈보다 악몽의 경우 심신이 괴로운 경우가 많아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악몽을 꾼 사람들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으며 몸의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느끼기 쉬우나 사실 경미한 수준의 악몽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게 다수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악몽이라고 해서 꼭 나쁘다고만 볼 수 없으며 꿈을 통해 좋지 않은 기억들을 발산할 수 있는 덕분이다.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여러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꿈과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분출하게 된다. 또 악몽을 꾼다고 해도 본인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몽은 무의식적인 감정을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심한 악몽은 수면장애 일으키는 요인

경미한 악몽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심한 악몽은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한 번 정도 악몽에 시달리면 악몽을 꾸는 빈도가 빈번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사람이라면 악몽이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더불어 잠을 자면서 대화를 하거나 팔과 다리를 난폭하게 움직일 경우 램행동장애와 연관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반복되는 악몽으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롭다고 느끼고 있다면 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관동의대 명지병원 신경과 한현정 교수는 “지나친 악몽의 경우 항콜린성 약물이나 항파킨슨 약물 등으로 말미암아 나타날 수 있고 진정제 계통의 약물을 복용하다 중단했을 때 일시적으로 동반될 수 있어 치료 전 이런 원인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한 교수는 “뚜렷한 원인이 없음에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악몽을 경험하고 스스로 괴롭다고 느낀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램수면을 억제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