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주요한 사망원인 ‘알츠하이머병’

pulmaemi 2012. 4. 26. 16:41

뇌졸중, 두부외상 등의 후천적·환경적 요인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알츠하이머병으로 대변되는 치매가 젊은 사람에게도 흔히 올 수 있나보다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 노인에서 주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이 병은 뇌세포가 점점 파괴되면서 뇌조직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뇌기능이 악화일로를 밟는다.

◇ 뇌졸중, 두부외상 등의 후천적·환경적 요인

처음에는 기억력 장애만 나타나나 점차 공간지각력, 판단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상실된다.

그래서 결국 남의 힘을 빌지 않고는 간단한 일상사조차 해낼 수 없게 된다. 또한 고유한 인격이 점차 없어지고 어린애같이 되며 환각, 망상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이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졸중, 암, 심장병과 더불어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주요한 사망원인이며 장수사회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주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병은 왜 생기는 것일까?

왜 특정인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 분명치 않으나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발형(대개 65세 이후에 발병)’은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단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확률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가 많이 관찰될 뿐이다.

이를 ‘감수성 유전자’라고 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아포지질단백의 하나인 아포리포단백질 E를 만드는 유전자이다. 엡실론2, 3, 4의 세 가지 형질로 존재하는데 엡실론4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경우 노인이 되었을 때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위험도가 크게 올라간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적 요인은 알츠하이머병의 여러 위험인자 중의 하나일 뿐이고 뇌졸중, 두부외상 등의 후천적 또는 환경적 요인이 또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병의 진단은 병력과 신경심리검사 그리고 뇌MRI 결과를 참고한 후 의사가 내리는 임상적 판단해 의존한다.

MRI를 찍어보면 환자의 대뇌 위축,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위축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확진은 뇌 생검이나 사후의 부검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었는데 근래 영상기법의 발달로 베타아밀로이드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뇌 표면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돼 있는 것을 바로 보여줄 수 있는 아밀로이드 PET 영상법이 나와 앞으로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조기진단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 병의 진행 바꿔줄 수 있는 약물 연구

하지만 치료 면에서는 아직 뚜렷한 약물요법이 나와 있지 않다.

‘콜린분해효소억제제’ 약물이 FDA의 승인을 받아 공식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증상치료제로 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되돌리지 못한다.

알츠하이머병 뇌에서 부족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뇌 안에서 오래 남아 작용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일시적인 인지기능의 향상과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효과를 나타낼 뿐이다.

따라서 병의 진행을 바꿔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약물이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막거나 분해를 유도하고 제거를 용이하게 하는 약물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것 중의 하나로 면역반응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를 뇌에서 제거하는 단일항체치료가 근래에 가능성 있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병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물질을 뇌에서 몰아내는 방법이야말로 근본적인 치료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라는 것이 점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말한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법과 결합시켜 아직 뇌손상이 없거나 경미한 상태의 환자를 일찍 발견해 위와 같은 치료를 시행한다면 치매의 진행을 방지하는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이 교수는 “약물요법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여러 역학조사 결과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부터 자신의 몸 관리, 뇌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 거듭된 결론이다”고 조언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은 치매 진단 시점보다 최소 10년에서 15년 정도 앞서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치료나 예방의 기회가 넓게 열려있다는 의미이다.

이 교수는 “중년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미리 이를 잘 조절하며 평소 두뇌활동을 활발히 하고 규칙적인 신체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잘 유지하는 것이 뇌 건강을 유지하면서 치매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