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취업·성공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울증’ 까지

pulmaemi 2012. 4. 26. 15:10

대인관계에 실패하고 직업이나 결혼생활에도 ‘위기’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마음의 병’ 우울증, 수많은 연예인들이 방송을 통해 말 못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감추는 것이 아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배우 공형진은 과거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고백, 박용우도 20대 초반 자살을 시도한 사실을 털어놓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5년간 조울증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울증 진료인원은 2006년 4만3000명에서 2010년 5만5000명으로 5년간 28.8%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6.6%로 나타났다.

조울증의 진료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1.4배 많았으며 연평균 증가율도 7.3%로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 5.6%보다 높았다. 최근 5년간 연령별 구성을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40대가 21.4%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1.2%, 50대 17.1%의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고연령층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데 반해, 조울증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부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30~40대의 조울증 진료인원의 점유율은 42.6%로 30.7%인 우울증 진료인원 점유율에 비해 12%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우울증 진료인원은 9.1%였으나, 조울증 진료인원은 15.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울증
의 발병 연령이 주로 20대에서 40대에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취업문제,
결혼, 성공에 대한 욕구 등 사회생활에 관한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 ‘조울증’ 과대망상으로 신과 특별한 관계-유명 인물과 특수 관계라 주장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생물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심리사회적 원인의 세 가지가 있는데 이들 원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울증이 생긴다.

환자 개개인의 환경양상 적응정도에 따라 다르고 중추신경계에서의 생화학 물질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고 호르몬 조절 기능의 변화로도 조울증과 관련될 수 있다. 일반인에게서 조울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대개 1% 이내이고 유전적 요인은 우울증에 비해서 조금 더 연관이 있다.

조울증 환자는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특별한 경험이나 재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대해 과대평가 해 능력에 넘치는 일을 시도하기도 하며 과대망상이 흔해서 신과 특별한 관계이거나 유명 인물과 특수한 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수면에 대한 욕구가 감소돼 보통 평소보다 몇 시간 더 일찍 깨며 잠을 자지 않고 며칠 간 지내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수다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빠르며 말을 자르거나 중단시키기 어려워 몇 시간 동안 계속해 말을 하기도 한다.

만약 기분상태가 예민하고 흥분이나 화를 잘 내는 상태라면 불평이나 적대적인 비난 등이 뚜렷해진다. 조증에서는 생각의 흐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실제 환자들은 말보다 생각이 더 빠르게 떠오른다고 호소한다.

또 목표 지향적 활동이 증가하게 되고 과도한 계획 수립이 특징적인데 예를 들면 성욕의 증가나 성적 환상 및 성적 행위의 증가가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자아 팽창감, 과대성과 판단력 결여로 인해 고통스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무분별한 쇼핑, 무모한 운전 등에 집중하기도 하며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뜬 상태가 지속되면 합리적 사고와 판단, 사회적 행동에 문제가 생겨 대인관계에 실패하고 직업이나 결혼생활 유지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파탄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 조울증 환자 15%가 ‘자살’이라는 치명적 결과 초래

조증은 비정상적으로 고조된 기분이 최소 1주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아래의 진단기준 중 최소 3가지 이상을 만족 한다.

▲지나친 자신감이나 과대사고 ▲수면욕구의 감소 ▲지나치게 말이 많음 ▲생각의 속도와 양이 지나치게 빠르고 많음 ▲주의집중이 안 됨 ▲지나치게 증가된 활동이나 정신운동성 초조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동에 지나치게 몰두함 등이다.

그와는 반대로 우울상태에서는 극심한 우울감과 함께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어떤 일에나 부정적,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며 특히 자살의 충동을 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우울증은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흥미, 즐거움의 저하가 2주 이상 있으면서 다음 증상 중 5개 이상을 만족 한다.

▲식욕부진이나 체중감소 혹은 식욕증가나 체중증가 ▲불면이나 수면과다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피로감이나 기력 상실 ▲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사고력,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사고, 자살기도 등이다.

조울병은 뇌의 기분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므로 약물을 통해 기분을 조절하는 치료가 우선적이다. 조울병은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의 농도 변화나 기능 이상이 원인이므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법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규섭 교수는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통하여 대뇌의 화학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햇빛을 많이 쬐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술은 기분을 과민한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 교수는 “극단적인 사고나 부정적인 사고, 완벽주의적 성향 등을 긍정적이고 객관적이며 보다 여유로운 사고로 바꾸는 인지치료도 도움이 된다. 환자에 따라서 호르몬의 변화, 계절의 변화 등에 따라 기분변동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