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스위치 내리는 것처럼 갑자기 잠이 쏟아지는 ‘수면발작’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스르르 몰려오는 잠 때문에 사회생활에도 지장이 커요”
직장인 신민웅(30)씨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잠 때문에 직장생활에도 문제가 크다고.
민웅 씨는 “회의 시간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잠이 들어 지적을 받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주위에서도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도 있어 솔직히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이러다 큰 병이라도 생기는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기면증은 청소년기 또는 초기 성년기에 가장 흔히 시작되며 대부분이 30세 이전에 발병한다. 중추신경계 내의 하이포크레틴 전달 이상이 병의 원인과 관련돼 있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기면증, 수면발작으로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
기면증은 특징적 증상으로 우선 전기 스위치를 내리는 것처럼 갑자기 잠이 쏟아지는 수면발작이 나타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잠에 빠지게 되며 탈력발작이 있다.
갑자기 몸의 기운이 빠져 넘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우스운 일이 있거나 반가운 사람을 만났거나 몹시 화가 나는 상황에서 연체동물처럼 몸이 풀어지면서 주저앉게 된다.
가볍게는 얼굴의 근육이 풀려 이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꿈꾸는 수면인 렘수면 상태에 바로 들어갔다가 다시 깨어나기도 해 대개 밤잠을 깊이 못자고 설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교수는 “기면증은 탈력발작, 낮 시간대의 졸음, 입수면기의 환각, 수면마비 등 네 가지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가장 흔한 증상은 수면발작으로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며, 15분 정도 수면 후 맑은 정신으로 깨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탈력발작은 주로 감정의 변화와 결부되어 갑자기 근육의 긴장이 소실되어 쓰러지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들은 한꺼번에 나타나지는 않고 몇 년씩 떨어져서 그리고 그 심한 정도가 각각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낮잠 피하고 올바른 수면습관 ‘중요’
기면증은 과도한 주간 졸리움의 병력과 6시간 이상의 야간 수면을 취하고도 다음 날 주간에 시행하는 수면잠복기 반복검사에서 평균 8분 이내에 잠들고 2번 이상 잠든 후 15분 이내에 꿈꾸는 수면인 렘수면이 나타날 때 진단할 수 있다. 과다수면증은 평균 8분 이내에는 잠드나 잠든 후 15분 이내에 꿈꾸는 수면이 1번 이하로 나타나는 경우다.
과도한 주간졸림증이 있다면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의 입면잠복시간 반복검사를 통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밤에 잠을 잘 자는지, 못 잔다면 그럴 만한 원인 또는 사건이 있는지를 기록하고 수면단계와 수면구조를 판독하여 종합적으로 수면과 관련된 진단과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입면잠복시간 반복검사는 주간 졸림증이 병적인지 정상적인지 판단하기 위하여 수면단계와 입면잠복시간을 반복적으로 기록해 판독하는 것이다.
수면과다증으로 낮에 졸려 하는 경우 중추신경자극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졸리는 증상이 개선되면서 대부분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로는 암페타민계 약물과 비암페타민계 약물이 있으며 최근에는 부작용, 내성, 습관성 등이 많이 개선된 약물이 사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사람의 뇌는 깊은 잠에서 델타파를 내는데 이때 인체는 낮 동안에 쌓인 피로를 풀고 단백질 합성 등을 해서 다음날 활동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지름길은 델타수면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일정한 기상시간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고, 낮잠은 가능한 피하는 등의 올바른 수면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유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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