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우리아이도 혹시 성조숙증(?)

pulmaemi 2012. 4. 4. 09:02

빨라지는 사춘기 시작연령, 무엇이 문제인가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사춘기란 어린이가 성장발달하면서 적절한 나이에 2차 성징이 나타나 성인과 같은 몸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즉 성장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어린이가 성인이 되는 과정의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다.

사춘기는 뇌의 조절을 받아 시작된다. 뇌의 일부인 시상하부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을 분비하고 이에 반응해 뇌하수체에서 황체화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해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자 어린이의 난소, 남자 어린이의 고환이 활동을 시작, 난소에서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 고환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성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2차 성징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대략 여자 어린이는 10세경, 남자 어린이는 12세경에 사춘기가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춘기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원인

사춘기 시작과 초경연령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유전적인 요인의 역할이 크며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영양상태, 출생 전 태아기에 자궁 내 상태, 가정환경과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이 거론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어린이 비만이 증가 추세에 있는데 비만 여아에서 사춘기가 이른 나이에 시작되고 초경 연령도 빨라지는데 이는 체내 지방 축적이 사춘기 시작에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환경 호르몬 중에 내분비 교란물질이 포함돼 있어 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의한 사춘기 변화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성조숙증의 원인

사춘기 시작을 의미하는 2차 성징이 여자에서는 만 8세 이전, 남자에서는 만 9세 이전에 출현하면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또한 사춘기가 여자에서 8세에서 9세 하루 전까지 사이, 남자에서는 9세에서 10세 하루 전까지 사이에 출현하면 조기사춘기라 한다. 중추신경, 즉 뇌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성조숙증을 진성 성조숙증이라 하며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이 활성화돼 생긴다.

이에 비해 가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의 활성화 없이 발생한다. 진성 성조숙증은 첫 증상이 여자에서는 유방발달이며 남자에서는 고환이 커져서 용적이 4mL 이상이 되는 것이다. 이후 여자 혹은 남자의 성별에 합당한 이차 성징이 연속적으로 나타나 수정 능력을 획득하면서 사춘기가 종료된다.

가성 성조숙증은 부신이나 성선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이에 따라 이차 성징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자에서 여드름, 턱수염, 음모 등의 남성화 현상을 보일 수도 있고 남자에서는 여성형 유방발달을 보이기도 하지만 진선성조숙증과 진찰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울 때도 있다.

진성 성조숙증은 뇌에 생기는 병변이 원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상하부 과오종이 가장 흔하며 뇌수종, 심한 머리부위 외상, 피부 섬유종 등이 있다. 많은 예에서 원인을 발견 할 수 없는 특발성 중추성 성조숙증이 대부분이지만 남자의 40%, 여자의 10-30%에서 뇌병변이 발견되므로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모든 남자와 6세 미만의 여자에서 뇌 MRI를 촬영해야 한다.

◇ 성조숙증의 치료, 치료의 목적

성조숙증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진 예에서는 그 원인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우고 관리해 나가야한다. 성조숙증은 많은 예에서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중추성 성조숙증(진성성조숙증)이 대부분이다.

진성 성조숙증은 치료가 가능하다. 주사로 약물을 투여 받아야 하며 이 약물은 시상하부에서 생리적으로 분비되며 뇌하수체를 자극하여 사춘기를 촉진하는 황체화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과 아주 유사하지만 황체화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이 약물을 투여 받는 기간 동안 2차 성징의 발현과 진행이 정지된다.

이 약물의 투여로 진행하던 사춘기를 정지시켜서 유방의 발달이 정지되고 초경 연령을 늦추며 골 성숙의 촉진을 저지해 사춘기 급성장이 억제되며 성장판이 이른 나이에 닫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조기에 성장판이 융합되는 것을 지연 시켜 성인이 되어 키가 작아지는 것을 어느 정도 저지할 수 있다. 남자 어린이의 경우 심리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억제하여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원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종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영양상태의 호전, 산업화에 따른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등의 환경 요인에 의해 사춘기 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성장 패턴의 변화가 성인이 됐을 때의 최종신장의 변화와 성장속도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덕 교수는 “성조숙증의 치료에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 호르몬 촉진제(GnRH agonist)가 사용돼 소기의 효과를 얻었지만 서서히 진행해 성장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적은 성조숙증과 조기 사춘기인 소아청소년에서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따라서 사춘기가 빨리 시작해 초래되는 성조숙증은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관리 하에서 검사와 치료에 임하고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