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공부하랴 게임하랴…우리아이 척추 건강은(?)

pulmaemi 2012. 3. 12. 16:47

심하면 신체적 기형 및 심장, 폐기능 장애로 심각한 후유증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올해 15살이 된 정모군은 최근 실시된 주5일제 수업으로 주말엔 PC방 출입이 잦아졌다. 친구들과 어울려 컴퓨터 게임 속 세상에 빠지다 보면 기본적으로 2~3시간은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해마다 늘게 된 정모군은 심각한 게임 중독을 앓고 있다. 이어 정군은 평소 바르지 못한 생활습관 탓에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까지 내려졌다.

◇ 청소년 1.5%가 10도 이상 측만증

척추는 위쪽으로 머리를 받치고 아래쪽은 골반과 연결돼 체중을 하지로 전달하며 33개(성인은 26개)의 척추뼈와 그 사이의 섬유연골성 추간판으로 이뤄져 있어 움직임이 가능하고 두개골로부터 골반골까지 강한 인대와 근육으로 강화돼 신체를 지지하고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의 전체적인 모양은 앞뒤에서 보면 일직선 모양을 하며 옆에서 보면 부드러운 S자 곡선을 이루고 있다.

이런 모양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옆으로 휘었을 때 척추측만증이라고 하는데 보편적으로 어깨 높이, 골반의 위치가 좌우측에 차이가 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대부분 성장기 청소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증상은 성장하는 동안 계속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척추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 측만증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으며 측만증 환자의 80%가 이 군에 속한다.

그런가 하면 척추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오랫동안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 중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책가방을 한 쪽으로 기울게 매는 등의 원인에 의해 생기는 기능성 척추 측만증은 대부분 그 원인을 제거하면 치료가 된다.

그 외 신경․신경섬유종이나 뇌성마비, 소아마비, 근육이영양증 등 질환에 의한 척추측만증도 있다. 성장기 청소년의 약 3%가 10도 이상의 측만증을 보이며 남학생에서 1.6%인 반면 여학생에서는 4.2%로 여학생에서 2.6배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 심하면 심장과 폐기능 장애 올 수도

만일 측만의 정도가 심하고 앞으로 성장의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연령이라면 측만은 점점 심해져 심장과 폐의 기능장애가 올 수 있고 심하게 휘어진 척추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척추 내에 있는 신경이 압박돼 신경학적 문제 등이 발견될 수 있다. 선천성 측만증의 경우 합병증은 아니지만 동반기형이 흔하게 나타나는데 그 예로 요로계 기형, 심장기형, 신경계 기형 등이 있다.

선천성 척추측만증의 경우에는 ▲ 만곡이 계속 진행하거나 ▲ 5세 이하의 연령 ▲ 50~70도의 만곡 ▲ 만곡의 길이가 짧은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의 경우에도 ▲ 성장이 남아있는 10대에서 40~45도 이상의 만곡 ▲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 ▲ 성장이 끝난 후에도 50~60도 이상의 만곡이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보조기 착용, 척추교정(카이로 프랙티스), 전기자극치료 등이 있는데 그중 보조기 치료만이 만곡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입증됐을 뿐이다. 보조기 치료도 발생연령, 측만의 정도, 환자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착용해야 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정국진 교수는 “측만증이 과도하게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측만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측만증은 성장기 동안에는 증가를 하다가 성장이 완료되면 거의 정지하는 것이 통례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진 교수는 “세심한 척추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고 때때로 복부 초음파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 MRI 검사 등이 필요하다”며 “휘어진 각도가 20도 미만인 경우에는 관찰만 해도 무방하지만 20도에서 40도 정도면 보조기를 착용해 더 이상의 휘어짐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성장기 바른 자세가 평생 척추건강 좌우

척추의 건강에는 몸을 비틀고 자는 자세, 걷기, 앉는 자세 등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사춘기 접어들면서 커지는 가슴을 가리기 위해 상체를 움츠리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 변형인 경우 그 원인이 생활 습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으며 단지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국진 교수는 “특히 측만이 성장기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자세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며 “앉아서 공부하는 동안에 엉덩이(골반)를 의자 뒤쪽으로 깊숙이 넣고 배는 약간 앞으로 나오는 기분으로 척추를 곧게 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 교수는 “걸어다닐 때도 머릿속으로 마치 군인들 같이 상체를 곧게 펴고 걷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TV를 볼 때에도 가능하면 허리 뒤에 쿠션 을 받치는 습관을 가지면 좋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