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환자, 85%가 화병(火病) 증세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1987년까지만 해도 제1의 사망원인은 뇌졸중(중풍)이었다. 그러나 1988년 암이 제1의 사망원인으로 올라선 후 계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암 발생률이 전보다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데 여성의 암 발생 증가 속도가 남성보다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 통계에 의하면 1999년부터 2008년 사이에 남성 암환자는 61.5% 증가했지만 여성 암환자는 97.5% 늘었다.
암환자 연령도 점점 낮아져 출산기에 있는 30대 여성 암환자의 수가 한 해 3만명에 육박한다. 2006년엔 1만9000여명이었으나 2009년엔 2만8000여명으로 늘었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국가적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암 발생 증가는 당사자와 가족의 우환일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에 여성의 암 발생을 줄이고 발생한 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사회적 과제가 되는 이유다.
최근 여성 우선성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성행하고 있는데 여성 암환자에게도 이런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예방이나 조기 진단·치료 등에서 여성의 특성을 감안한 특별한 시스템이 요구된다.
◇ 여성 암이면 남성 암과 다르게 치료해야 하는가(?)
먼저 여성 암환자는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하도록 요구받고 있기 때문에 남성 암환자보다 질병 외의 고민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연구팀이 여성 암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정도를 측정해 본 결과 85%가 화병(火病) 증세를 나타냈다. 이런 화병은 시댁 문제도 포함돼 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가장 믿을 만한 상대인 배우자가 전적으로 돌봐주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런 환경요인들이 여성 암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에 대한 정의는 역동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완전한 건강을 가진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여성 암환자의 치료에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몸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면에서도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 암환자들은 병원이 풍기는 차가운 느낌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있다. 병원의 따뜻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안도감을 주어 치료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백남선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은 “암 진단과 육체적·심리적 치료 과정은 물론 완쾌 후 일상으로 복귀한 뒤에도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심리를 안정시켜 주고 긍정적 사고 형성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암 사망률이 높은 시대를 지나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거의 완치할 수준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암 치료 수준은 미국,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우수한 부문도 많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작성한 국가암등록 통계를 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유방암, 갑상샘암, 자궁암 등 여성의 암환자 생존율은 미국, 유럽, 일본보다 높다.
전체 여성 암환자의 70%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함으로써 암을 이기고 완치 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30%는 암을 극복하지 못해 여성의 암 예방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은 남성보다 더 필요한 실정이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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