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잘못된 지방섭취 유방암 부추긴다

pulmaemi 2009. 2. 18. 07:50

HDL-C 높으면 유방암 위험도 절반 감소

서울의대 유근영교수팀 역학조사결과

 

 “잘못된 지방 섭취가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국내 유방암 전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로써 그 동안 우리나라 여성에서 유방암이 왜 급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게 됐다.
 
 이번 연구는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와 국립암센터 김연주 박사팀이 지난 15년 이상 서울의대 노동영 교수, 강대희 교수 및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 등과 다기관 공동연구로 수행한 대규모 유방암 환자-대조군의 역학조사에 따른 결과다.
 
 특히 연구팀이 분석해 낸 자료에 따르면 건강에 좋은 지방으로 알려진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이 높은 경우 혹은 중성 지방(Triglyceride)이 낮은 경우 유방암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제시하여 과거에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우리나라 유방암이 지금은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팀의 분석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확진된 유방암 환자 690명과 1,380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수행된 것으로 자료에 따르면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이 높으면 유방암 위험도가 반 이하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폐경 이전의 여성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으며, 구체적으로는 혈중 HDL-C 농도가 50mg/dL 미만으로 낮은 집단에 비해 60mg/dL 이상으로 높은 경우 유방암 위험은 0.49배로 감소했고, 중성 지방(TG)은 150mg/dL 미만으로 낮은 군에 비해 150mg/dL 이상 높은 여성에서 1.35배의 유방암 위험도가 증가하였다.

 

 결국 이들 두 지표를 복합하여 본 결과 HDL-C가 50mg/dL 이상이면서 동시에 TG가 150mg/dL 미만인 여성에 비해 HDL-C가 50mg/dL 미만으로 낮으면서 동시에 TG가 150mg/dL 이상으로 높은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1.4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DL-C의 정상 기준치는 50, TG의 정상 기준치는 150)

 

 연구팀의 분석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폐경기 이전 여성에서, 그 중에서도 비만하지 않은 여성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혈중 지질이상이 비만도와 폐경여부에 따라 유방암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써, 젊고 비만하지 않은 여성에서 유방암이 증가하는 원인의 근거를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됐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유방암의 치료 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여성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젠 / 프로게스테론) 발현 여부와 혈중 지질 이상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도 흥미롭게 나타났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경우로 알려진 ER/PR 모두 음성인 유방암 여성에서 HDL-C가 50mg/dL 미만으로 낮으면서 동시에 TG가 150mg/dL 이상으로 높은 경우에 유방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아 무려 2.2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로 규명된 첫 연구 결과이다.

 

 학계에서는 유방암 발생이나 증가의 원인으로 식습관의 변화, 비만이나 흡연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아시아권 국가의 유방암 급증요인으로서 고지방 식이에 의한 '고단백 지질의 이상'이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준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결과는 국제적 저명 학술지인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 (‘암 역학과 생체지표’, CEBP, Impact Factor = 4.642) 잡지 2월호에 게재됐다.

안병정 기자 (bjahn@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