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 라디오 드라마에서 전직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하던 성우 이상훈 씨가 “‘싸움닭’으로 치부돼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한다”고 밝혔다.
MBC 표준FM(95.9㎒)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50년’에서 최근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있는 이 씨는 16일 보도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말 많이 하고, 말 잘 못하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국민들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은 가슴 뭉클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라며 각별한 심정을 밝혔다.
이 씨는 최근 방송되고 있는 제67화 ‘참여정부의 도전과 위기’편의 첫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2004년 3월 탄핵 위기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서 광화문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바라보며 “관저에만 있을 때는 속이 답답해 죽겠더니만 저 불빛을 보니까 숨 좀 쉬겠네”라고 말한 장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씨는 “연기하면서 울컥한 적이 많았다”며 “매주 수요일 녹음이 끝나면 어김없이 술을 마신다”고 말하고, “다른 이들이 자신을 싸움닭으로 만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노 전 대통령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한다”며 최근의 심경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시련을 주로 다루고 있는 최근 방송분에서 특히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것.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안희정 현 민주당 최고위원 등 자신의 최측근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느꼈을 심정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최근 방송은 안 최고위원의 2003년 ‘나라종금 사건’ 등을 다루고 있다. 그는 “담당 작가를 통해 안 최고위원이 방송을 자주 듣고,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들도 가끔씩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 대역’뿐 아니라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인연도 있다. 이 씨는 노 전 대통령이 당선 이전에 살았던 서울 명륜동에 살며 유세도 지켜봤고, 당선 이후에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면서 노 전 대통령은 국회로, 자신은 여의도 MBC사옥으로 출근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노 전 대통령에 취임식에도 지역 예술인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담당 작가의 어머니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직접 라디오에 출연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말했고, “시골에 계신 어머니는 내가 연기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뉴스가 나오는 것으로 착각했을 정도”라며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제일 똑같이 연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씨는 MBC 공채 성우가 된 지난 1999년부터 라디오 정치 다큐멘터리 ‘격동50년’에 출연하고 있으며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맡아 ‘라디오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이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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