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고용부 "車업계 주야2교대, 주간 교대제로 바꿔야"

pulmaemi 2011. 11. 10. 08:48

근로자의 건강 위협…"발암물질로 분류해"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가 자동차 업계의 주야 2교대제 근무를 업계의 잘못된 근로 관행이라는 비판을 펼치며 주간 교대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9일 고용부 이채필 장관은 "국제 암 연구소가 2007년에 주야 교대 근무를 발암요인으로 분류한 사실이 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동차업계가 근로자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주야 2교대제 근무를 주간 교대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 장관에 주장에 앞서 고용부는 지난 6일 '완성차업체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야 2교대의 맹점을 지적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근로자들은 주중에 상시적으로 연장 근로를 하는 주야 2교대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주중 연장 근로 시간은 업체별로 최소 3시간 20분에서 최대 10시간 50분에 이르렀으며 쌍용차는 주간 근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연장 근로를 했다는 것.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55시간 이상으로 전체 상용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보다 15시간 이상 길었다.

대부분 주간 2교대제 또는 3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는 외국의 완성차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이 1500∼1600시간대에 머물렀지만 국내 근로자들은 2400시간 이상으로 해마다 800시간 넘게 더 일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주야간 2교대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을 촉구하고 있으나 자동차업계는 생산성을 약화시킨다고 반발하고 있다는 것.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자동차 산업은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차종별 수요 변동성이 매우 민감하고 고정비 비중이 높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수요 대응을 위해 단기간 내 설비 투자와 인력 투입이 불가능한 산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선진 업체에 비해 낮은 노동생산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탄력적 인력 운용과 유연한 근로 시간 확보가 필수적"이라면서 "고용 유연성을 저해하는 법 제도로 연장 근로를 통한 추가 근로 시간 확보 등 근로 시간 유연화를 통한 대응 외에는 적절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채필 장관은 "자동차업계 노사는 근로시간을 늘려 수당을 독식하고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일자리를 같이 할 수 있음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는 데 노사의 담합 구조가 있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장관은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데도 100% 임금 보존을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주장"이라면서 "자동차업계 노사는 양보와 협력으로 새로운 교대제 근무를 설계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s-repor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