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후진국 병 '말라리아'···국내 환자 수 400명 넘어

pulmaemi 2011. 8. 11. 10:03

북한 통해 유입되는 말라리아 대책 시급

 

[메디컬투데이 문성호 기자]

올 들어 후진국 병으로 알려진 '말라리아'에 감염된 국내 환자 수가 40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80%인 320명이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올 여름 장마 및 태풍 피해 후 북한 지역에 말라리아가 창궐할 때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이윤성 의원(한나라당)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 받은 '말라리아 환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404명이 학질로 알려진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10일 밝혔다.

발생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가 17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인천이 각각 63명 강원 14명으로 80%가 수도권 및 강원도에 주민등록을 둬 북한 모기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 동안 남한에서 퇴치됐던 것으로 발표됐던 말라리아가 다시 번지고 있는 것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에서 말라리아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지난해 발생한 국내 말라리아 환자 1345명의 24%가 군인이며 나머지 환자 대부분도 접경 지역 여행자나 근로자란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말라리아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구 전염병 예방법)'에 근거해 정부가 관리하는 전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말 토착 말라리아가 완전 퇴치된 것으로 보고돼 왔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2001년에 3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아직도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전선을 통한 모기 이동을 우려한 우리 정부가 지난 2001년부터 WHO(세계보건기구)를 경유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대북 말라리아 지원 사업을 벌여왔으나 2010년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 사건 후 이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이윤성 의원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가 선행돼야한다"며 "얼룩날개모기가 매개체인 말라리아의 경우 북한의 장마 등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의 약품 지원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의 경우 전체 말라리아 환자 1772명 가운데 14%인 253명이 인천에서 나왔고 올해는 15.3%가 강화를 중심으로 한 인천에서 발병했다.

 
메디컬투데이 문성호 기자(msh258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