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만성피로증후군'

pulmaemi 2011. 5. 13. 17:45

일상생활의 피로부터 잘 풀어야 해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아침에는 눈을 뜨기도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좀처럼 쉽지 않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피로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하고 영양제도 챙겨 먹어 보지만 기대만큼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만성피로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피로는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라 며칠 쉬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그래도 피로가 계속될 때에는 병원을 찾기도 한다.

여러 검사를 통해 새로운 병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의사로부터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설명만 듣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피로가 흔한 증상이긴 하지만 늘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만은 없다.

중앙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안지현 교수는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특별히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체중이 많이 줄어든 경우, 열이 나거나 밤에 땀이 많이 나는 등의 경우에는 질병이 있어서 겉으로 피로라는 증상이 나타난 것은 아닌지 정밀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들은 무수히 많다.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문제와 스트레스, 약물로 인한 부작용,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과 같은 내분비질환 빈혈, 암, 간염, 결핵, 심부전, 류마티스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등이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지만 ‘만성피로증후군’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전에는 없었던 무기력함과 피로가 새로 생겨 휴식을 취해도 좋아지지 않는 경우, 지난 6개월 이상 발병 이전 일상생활의 50% 수준으로 활동량이 줄어들 만큼 심한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가 계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잦고 여성에서 남성보다 2배가량 많으며 전체 인구의 1.5%에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만성피로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할까?

아쉽지만 혈액검사, X-선 촬영, CT, MRI 등 어떤 검사로도 시원하게 진단할 수가 없다.

피로라는 것이 워낙 다른 질병에서도 흔히 동반되는데다가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겉으로 봤을 때에도 그렇게 아파보이지 않는 편이다.

또한 피로라는 증상이 사람마다 제각각이어서 그 정도 차이가 크고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단되는 경우는 20%도 채 되지 않는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에 대해서 특별히 설명하기가 어렵고 이러한 피로가 지속적이며 반복되는 경우, 그리고 지나친 운동이나 노동 때문이 아니면서 휴식으로도 좋아지지 않을 경우, 새로 생긴 피로이면서 예전의 일상생활보다 활동량이 떨어졌을 때 진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다음의 8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에 생각해 볼 수 있다.

▲자꾸 깜빡깜빡 잊어버리고 집중이 잘 안 됨 ▲자주 또는 반복적으로 목 안이 아픔 ▲목이나 겨드랑이 림프절이 아픔 ▲근육에 통증이 있음 ▲관절염이 없는데도 여러 관절이 아픔 ▲새로운 양상으로 머리가 아픔 ▲잠을 자도 개운하지가 않음 ▲운동 후 무기력한 느낌이 24시간이 지나도 계속되는 등이다.

따라서 만성피로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꼼꼼히 물어보고 진찰하며 그동안 먹은 약 등을 확인해서도 특별히 피로를 일으킬 만한 원인을 찾지 못했을 때 비로소 만성피로증후군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른 질병이나 정신적인 문제 등도 만성피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들 질병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정밀검사와 정신과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만성피로증후군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시원하게 답해 줄 수 없어 근본적이면서도 명쾌한 치료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부 증상이 좋아지는데 도움이 되는 약물들, 신경안정제, 진통제, 비타민, 마그네슘 등을 사용하거나 운동과 같은 생활요법을 권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지현 교수는 “스스로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지레짐작 진단을 내려서 실제 숨어있는 다른 질병을 찾아내지 못해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잦은 야근, 과음, 불규칙한 수면 습관, 새벽시간 월드컵 중계를 챙겨보느라 흐트러진 삶의 리듬 등이 피로의 원인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