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신경자극치료 지속성 편두통 줄여

pulmaemi 2009. 2. 11. 07:08

【샌프란시스코】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편두통센터 피터 고즈비(Peter J. Goadsby) 소장팀은 약제 대신 소형 신경자극 장치를 이용하면 지속성 편두통환자의 통증을 6명 중 4명에서 80~95% 줄일 수 있다고 Lancet Neurology에 발표했다.

후두신경 부근에 삽입

이번 지견은 인도메타신에 내약성이 없는 편두통환자에 대한 비약물요법으로 의사에게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메타신은 표준 치료약물이지만 일부 환자에서 위출혈의 원인이 된다. 미국신경학회(AAN)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최대 3,500만명이 편두통이나 기타 두통을 겪고 있다.

고즈비 소장은 "향후 5년내에 뛰어난 편두통 치료 장치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예방적 치료법은 편두통 치료의 장래 전망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Bion(바이온)이라는 이 장치는 충전지로 구동되며 전극은 성냥개비 정도다. 후두신경 부근에 삽입하여 여기서 발생하는 전기 펄스를 이용해 편두통을 경감시킨다. 스위치의 온오프는 외부의 무선 리모콘 장치로 조작할 수 있다.

기존에 바이온은 변형성 관절증의 동통 관리나 뇌졸중 후의 관절 탈구 치료에 이용돼 왔다. 소장팀은 시험에서 지속성 편두통환자 6명(37~64세)을 대상으로 신경자극치료의 효과를 측정했다.

지속성 편두통은 국제편두통학회(IHS)이 한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이 있는 지속성 일상성 편두통의 일종이라고 정의하는 질환으로 편두통 질환으로는 드문 편이다.

시험에서는 저침습성 외과수술로 참가자의 후두신경에 바이온을 삽입했다. 처음 3개월간은 신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4개월 째에는 바이온의 스위치를 끄고 1개월 간 후두신경에 자극을 중단했다가 5개월 째에 다시 스위치를 켰다.

스위치를 끄는 이유는 편두통 경감이 위약 효과가 아니라 장치 자체의 효과인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신경자극치료의 장기적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환자와 소장팀, 장치기술자가 모여 추적관찰 세션을 한달에 1회, 4개월간 실시했다.

환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1시간 마다 일기를 써서 동통점수(1~10점)를 기록했다. 이 일기는 바이온 삽입 1개월 전부터 삽입 후 5개월 간 기록한 것이다.

6례 중 5례가 '추천'

평균 13.5개월(범위 6~21개월) 추적관찰하는 동안 6례 중 4례가 두통이 80~95%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1례는 30% 개선, 1례는 20% 악화를 보고했다.

또한 추적관찰 기간이 끝난 후 6례 중 5례가 지속성 편두통 환자에게 이 장치를 추천하고 싶을 만큼 확실한 효과를 보고했다.
이 결과는 2007년에 지속성 빈발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2개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바이온 요법을 통해 참가자의 편두통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4개월 째에 바이온의 스위치를 끈 1개월 동안에는 편두통이 악화됐다. 또한 제출된 일기에서도 동통 점수 역시 종합적으로 5~8점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고즈비 소장은 "편두통이나 기타 지속성 두통의 치료는 의사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모든 환자가 적절한 약제에 내약성을 보인다고는 할 수 없는데다 부작용으로 환자나 의사 모두 어려운 입장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내약성이 높은 바이온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으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메타신에 내약성을 갖지 않은 환자에게 효과적이었다.

소장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원발성 편두통을 줄이기 위해 제2세대 신경자극장치를 계획적으로 사용한 경우로는 처음이다. 편두통 치료에서 후두신경자극 사용에 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 시험은 Boston Scientific Neuromodulation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