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지역 주민, 건강권 위협…과거 기름유출로 "암걸릴까 불안"

태안지역, 암검진 시설없고 주민들 경제적 어려움 많아

 

 

［메디컬투데이 최원석 기자］ 태안 유류 유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지역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7년 12월 사고 이후 대량 유출된 유류로 인해 태안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지적돼왔고 태안 주민들은 암유발, 환경성질환 등 건강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안군보건의료원(이하 태안의료원) 관계자는 "이웃이 암이나 중증질환에라도 걸리면 유류 사고 때문이 아니냐며 자신의 건강도 걱정하는 등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태안환경보건센터(이하 환경보건센터)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유류 유출 피해주민 1만2200명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주민들에게 세포손상과 유전자 변화가 관찰됐으며 천식, 피부염 등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증상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군보건의료원(이하 태안의료원) 허종일 원장은 "주민들의 건강이 유류 사고 이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눈에 띄게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질환 환자가 크게 늘었으며 장기간 방제작업에 노출될수록 질병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허 원장은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질환은 제외하고 세포손상과 유전자 변화가 관찰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암질환, 환경성질환, 염색체변이 등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센터에 따르면 주민들의 성호르몬과 스테로이드호르몬을 검사한 결과 내륙지역에 비해 해안지역의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했으며 망가진 세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산화 지표 농도에서 방제지역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 원장은 2002년 스페인 프리스티지호 유류 유출 사건을 들며 사후 2년 후부터 조사결과 어민들에게 염색체 변이와 호흡기, 암질환 등 영구성 질환이 많이 나타났다며 태안의 경우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태안 주민들에 대한 암검진 및 의료 시설 인프라 구축 및 건강 개선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안의료원 관계자는 "최근 암질환 급증이라는 언론보도로 인해 암질환 관련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태안에는 자체 암검진 시설 없어 주민들은 대도시로 나가야 할 뿐더러 대부분의 주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아 건강검진을 받을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태안유류대책위원회위원장(이하 태안대책위) 최한진 위원장은 "유류 피해가 주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암검진센터 및 의료 시설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태안의료원과 태안대책위는 이제 연구와 조사보다 실질적인 건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조사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태안의료원과 태안대책위가 요구하는 것은 암검진센터·검진시스템 구축 및 피해주민에 대한 건강증진사업이다.

최 위원장은 암검진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에 예산 14억원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 예산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주민들의 반발과 불안감이 심하다"며 "암검진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고위공무원들을 어떻게 설득시키고 반영시켜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 예산 심의에서 결정되면 암 검진 인프라 관련 예산이 집행될 수 있다"며 "태안 지역에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복지부는 공감하고 있으며 이번에 안 돼도 12년도 예산안에 편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 유류 사고에 대해 복지부의 예산 편성과 의료 지원 등이 그 동안 없었으며 태안 쪽에 공중보건의사를 늘리고 정신보건센터를 확충하는 선에서만 정책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안 유류 유출은 환경부 소관 업무며 복지부는 관계할 수가 없다"며 "다만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환경부 요청에 복지부가 예산을 편성해 정책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건강증진사업 및 환경보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암 세포 유전학 연구, 과거 사례 조사, 동물 암실험 등 각종 역학 조사에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주민 건강 문제에도 인식을 하고 건강증진사업 및 환경보건사업을 연구와 병행할 예정이다"고 피력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원석 기자(taekkyonz@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