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행안부 "백혈병 환자도 공무원 채용 가능"

pulmaemi 2010. 7. 13. 12:11
업무수행 가능성 여부 중심으로 판정토록 개정
 
앞으로 각종 질병을 앓고 있어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직에 진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현재 단순 ‘질병명’만으로 돼 있는 공무원 채용신체검사의 일부 불합격 판정기준을 ‘실제 업무수행 가능성 여부’를 중심으로 판정하도록 개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무원 채용신체검사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12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채용신체검사 규정’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일반직 공무원뿐만 아니라 교원·경찰 등 특정직 공무원과 국회․법원의 헌법기관 등 거의 모든 국가공무원을 신규 채용하는데 있어서 신체검사의 기준으로 준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도 직원 채용시 준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63년도에 제정된 이래로 1984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개정되지 않아서 그간 발전하는 현대의학과 치료기술을 적절히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례로 현재 신체검사 불합격판정기준에 해당하는 백혈병 환자라도 급성백혈병은 골수이식이나 항암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고,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글리벡 등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부터 ‘대한의학회(20여개 회원학회 포함)’ 등의 의학자문을 통해 현재 ‘심부전증’, ‘백혈병’, ‘뇌 및 척수종양’ 등과 같이 ‘질병명’만으로 돼 있거나 ‘심한 동맥류’, ‘중증 재생불능성 빈혈’ 등과 같이 ‘단순 질병의 정도’만으로 규정된 불합격 판정 기준 14개 항목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업무수행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행 불합격 판정기준에 제시된 질병을 앓고 있는 자도 꾸준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공무원 임용시 불이익이 없어진다.

또한 약물조절을 통해 일반인과 사회활동에 큰 차이가 없어서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기준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된 '거대결장․게실염․회장염․궤양성 대장염'을 불합격 판정기준에서 삭제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단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백혈병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자들이 안심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조윤명 인사실장은 “대부분 자체 기준으로 채용신체검사를 실시하는 민간기업까지 개정안의 취지가 전달돼 각종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다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은 오는 9월경부터 효력을 발생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시되는 국가직 공채시험 최종 합격자는 새로운 개정안을 기준으로 신체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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