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필리핀의 한 여성이 마닐라 말라본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악취를 피해 옷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 폐타이어를 태우고 있다. 4일 발표된 유엔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는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이 2030년 지금보다 90%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닐라 로이터=연합뉴스] |
|
|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4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막는 데 주어진 시간은 8년뿐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5년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IPCC는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총회에서 최종 합의한 온실가스 배출 전망과 감축 방안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120개국 전문가 400여 명이 참가했다.
IPCC는 이날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처럼 방치하면 2030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5년(379ppm)보다 90% 정도 짙어지고, 기온도 4도 이상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2~2.4도 상승하는 수준에서 묶어야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리고,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0년의 50~85%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IPCC는 지난달 5일 발표한 기후변화 영향 부문 보고서에서 기온이 2.5도 정도 상승하면 전 세계 10억~20억 명의 인구가 물부족을 겪게 되고, 생물종의 20~30%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는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펴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2030년까지 매년 평균 0.12%씩 감소해 총 3%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전 세계 총생산을 기준으로 3%는 1조5000억 달러(약 1400조원)이며 이는 2005년 한국 국내총생산(GDP.7875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IPCC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태양에너지.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효율적인 조명 ▶쓰레기 매립지 메탄 회수 등을 제안했다. 또 세계 각국이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삭감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11월에 열리는 제27차 IPCC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환경부 박광석 기후변화대응팀장은 "이번 보고서 발표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요구 압력이 거세지게 됐다"며 "우리나라도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감축 목표 설정 등 체계적인 추진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 IPCC(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1988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공동으로 만든 기구다. 90년 이후 5~6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에는 2월부터 부문별로 세 차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 한국, 8년 내 온실가스 20% 줄이면 …
"GDP 5조3000억 줄어든다" 온난화 대책 한국도 비상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4일 지구온난화 관련 보고서를 공개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감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 38개 선진국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2008~2012년에 온실가스를 1990년보다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이자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감축 의무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세계 각국은 내년 말까지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논의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참여 압력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대상이 되면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상치보다 20% 줄일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62%(5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IPCC 보고서에 "배출된 온실가스의 대부분이 산업국가의 책임"이란 문구를 넣을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이날 오전 4시30분쯤에야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다.
강찬수 기자
`지구 온난화가 알레르기·천식 유발` [중앙일보]
WSJ `CO2 농도 높을수록 독성 꽃가루 증가`
지구온난화가 알레르기와 천식을 유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 연구팀이 2001년 알레르기 유발 식물인 돼지풀을 도심과 교외.시골 지역에서 재배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도심에서 꽃이 가장 빨리 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꽃가루가 5배나 많았으며, 독성도 강했다. 돼지풀은 꽃가루 알레르기와 천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물로, 국내에서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실험을 담당한 연구팀의 루이스 지스카 박사는 볼티모어 도심과 교외.시골 지역에서 씨앗과 토질.물.햇볕 등 똑같은 조건으로 돼지풀을 키웠다. 실험 결과 도심 지역에 심은 돼지풀이 가장 잘 자랐고, 꽃도 일찍 피웠다. 도심과 시골의 개화 시기는 최고 보름 차이가 났다. 공기 ㎥당 꽃가루도 시골이 2294개인데 비해 교외는 3262개, 도심은 1만2138개였다. 실험 결과에 대해 지스카 박사는 "도시 지역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차량 배기가스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는 지구온난화가 자연환경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된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에도 기온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꽃가루가 증가해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꽃가루가 대기 중에 날리는 절정기는 30년 전에 비해 10~15일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특히 미주에서 두드러졌는데, 현재 미국의 알레르기 환자는 3500만 명, 천식 환자는 2000만 명에 달한다. 알레르기 환자의 70% 이상은 천식을 함께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1980년 전체 인구의 3%였던 천식 환자는 2004년 6% 이상으로 늘어났다. 어린이 천식 환자는 80년 3.6%에서 2005년 9%로 급증했다.
IPCC는 8월 지구온난화로 인한 꽃가루 증가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