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특수목적고등학교 입시, 국제중학교 입시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동·청소년이 늘면서 만성두통과 소화불량을 달고 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가 지난해 10월 한 달간 강남, 분당, 목동, 중계 등 4개 지역의 중고등학생 1200여명을 조사한 결과 대입을 앞두는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시민단체들은 과열된 교육열기에 사교육을 조장하는 정책이 더해져 대입에서 나아가 고등학교 입시, 중학교 입시 등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연령층이 점차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입시 스트레스 '중학생>고등학생'
유 교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지역의 중학생 2명 중 1명 이상이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소화불량이나 어지럼증 등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에 노출돼 있었다.
흔히 강남, 분당, 목동, 중계 등 4개 지역을 교육특구로 불리는데 이 지역의 학생들은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응답했고, 심지어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3가지 이상의 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 중 13% 가량이 자살을 생각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 정도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특정지역과 다른 지역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인 경향을 살펴본데 의의가 있다"며 "실제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대답하는 아이들이 없어 부모와 아이가 진지하게 대화하는 기획를 가져야 겠다"고 말했다.
◇ 사교육 부추기는 입시 전형안
실제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이하 학부모회)에서는 입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청소년 상담건수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4일 밝혔다.
학부모회에 따르면 "못살겠다" "살려주세요" 등의 청소년 글이 예전보다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전화상담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살을 생각한다며 온라인 상담이나 전화상담을 받는 중학생까지 늘고 있다.
정은숙 학부모회장은 "국제중학교가 들어서면서 초등학생까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어 자율형사립형이 확대될 계획이며 기숙형공립학교 등이 늘어날 것이라는데, 결국 입시를 위한 사교육 열풍을 몰고 왔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고등학교 다양화를 위해 추진중인 300개 프로젝트 중 특수목적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입시가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특수목적고등학교 전형안을 이달 초 발표했다.
특히 이번 입시전형안 중에서 특별전형의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6개 외국어고등학교 중 5개교가 특별전형에서 영어능력 우수자를 선발하겠다고 밝히고 각종 경시대회 입상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학원가에서는 1년 전만 해도 열풍을 일으켰던 대학입시를 위한 정시 논술강좌가 사라지고, 중학교의 영어 말하기·쓰기 사교육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중학교 1학년생을 둔 주부 A씨는 "가뜩이나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오르지 않는 빠듯한 형편에 학원은 엄두도 못냈다"면서도 "요즘에 영어회화 학원을 보내지 않는 중학생 학부모는 없는 것 같아 큰 맘 먹고 1달에 20만원짜리 학원을 보내는데 언제까지 보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시민단체들은 국제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 등 수요가 있어 학교를 늘리면 입시가 완화될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결국 사교육 열풍만 몰고 온다고 강조했다.
작금의 상황을 보더라도 더 많은 아이들이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학교 사이에도 서열이 생기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한 시민교육단체 관계자는 "소위 서울에서 알아준다는 대원외고를 비롯해 3개 외국어고등학교 학생 90% 가량이 거의 고려대에 입학한 반면 다른 학교는 50% 수준"이라며 "앞으로 특목고 사이에도 서열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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