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는 이유, ‘환경적 요인+내적 욕구’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분명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었는데도 아이스크림이나 과일과 같은 디저트를 먹을 때면 “이거 들어갈 배는 따로 있다”며 더 먹는 경우가 많다.
또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 전에 분명 밥을 먹었음에도 라지 사이즈의 팝콘과 콜라를 뚝딱 해치운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전문의들은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을 타고나지 않은 이상 연령과 무관하게 배불리 먹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 참을 수 없는 ‘식탐’, 대체 왜?
흔히 지방성분의 비중이 남녀 각각 25%, 30%를 넘어선다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비만으로 체중과 관계없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방치할 경우엔 내장지방이 인슐린 호르몬의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비만을 유발하는 전단계가 바로 ‘배불리 먹는 습관’이다. 예전에는 그 근본원인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음식에만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하거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그 외적인 것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배불리 먹는 습관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만 문제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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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들은 음식을 먹는 양을 조절하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내적인 요인이고 둘째는 환경적인 요인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위가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이 있는데 많이 먹는 것은 무조건 좋지 않다”며 “배부르게 먹는 것은 버릇인데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스트레스가 폭식을 유발해 한 없이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걸신들린 듯 빨리 먹을수록 많이 먹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충분히 만족한 몸과 뇌가 신호를 보내 우리가 배부르다고 알아차리기까지는 20분이나 걸린다. 우리가 혼자 빠르게 먹으면 10분 안에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이준희 객원교수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습관적인 행동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학교에서의 교육도 관련이 있다”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은지 등의 영약학적인 부분은 교육이 잘 되나 얼마나 씹어야 하고 얼마나 천천히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와 같은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교육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유치원에서는 음식을 줄 때 반드시 정해진 횟수 이상 씹게 하는 훈련을 하는 반면 우리는 식사 시간이 굉장히 짧은데 이와 관련한 교육을 하지 않아 문제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오래 했을 경우 한국에 와서 엄청 살이 찐다든지 혹은 어렸을 때 가난했던 사람이 성장해서는 무조건 배부르게 먹는다든지 하는 내적인 ‘욕구 불만’도 배불리 먹는 것에 한 몫 한다고 이준희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환경적 요인이다. 환경적인 요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배고픔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 포장이나 그릇, 모양이나 냄새, 분위기 때문에 주로 배불리 먹게 된다.
신건강인센터 유태우 원장은 “영화를 볼 때 반드시 팝콘을 먹는다든지 스포츠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스포츠펍’과 같은 것은 바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며 “모자라게 주면 인심이 박한 것이고 식당에서도 ‘많이 드십시오’하고 권하는 등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배부르게 먹는 것을 조장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 10%만 덜 먹고 ‘배고픔’을 즐기자
배부르게 먹지 않으려면 앞에서 말한 내적인 욕구를 컨트롤하고 환경적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폭식증 환자의 경우 머리가 모든 것을 조절하는 정신적 문제이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환경과 함께 개인에게 내재된 요소가 배불리 먹는 습관을 만들기 때문이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누르는 것은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적당히 먹는 습관이 몸에 밸 때까지 ‘식욕억제제’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유태우 원장은 “식욕억제제는 증세를 해결하는 것이지 원인을 해결하는 게 아니므로 먹다가 끊으면 반동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이 지방흡입술인데 결과는 흡족할 수 있을지 몰라도 3개월 지나면 그대로 되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모든 의학적 치료법이 다 그렇듯 정작 근본 원인인 본인은 가만히 있고 남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것은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태우 원장은 “배고픔을 즐겨야 한다. 보상이 오기 시작하면 강화가 돼 계속 갈 수 있는데 배고픔을 즐기면 반드시 보상이 있다”며 “비만인 사람은 먹었던 것의 20%, 보통 사람들은 10%만 덜 먹으면 2주 후에는 배가 안 고파지고 줄인 양에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 원장은 “처음 2주가 제일 중요한데 회식에서의 음주 등은 내적의지를 마비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해 보나마나 질 수 있으므로 첫 2주 동안은 자신없으면 피해야 한다”며 “배부르게 먹는 습관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훈련된 것이므로 그 습관을 바꾸는 데도 재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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