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자주 외로움 느낄수록 치매 위험 높아

pulmaemi 2022. 3. 2. 14:55

[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외로움과 치매 발생 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이 치매 발생 확률의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실렸다.

미국 내 5명 중 1명 이상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감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러한 감정은 신체적, 사회적 기능 약화, 주변인의 사망 등을 경험하는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더욱 흔하게 발생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심혈관 질환 발생률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높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외로움과 치매 간 연관성을 다룬 기존의 연구들은 일관적이지 않은 결과들을 도출해 왔다. 외로움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치매의 증상 중 하나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명확한 규명을 위해, 연구진은 1948년에 시작된 인구 대상 종적 연구인 ‘프레이밍햄(Framingham)’ 연구로부터 다양한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번 연구에는 치매 발생 확률이 높은 60세 이상의 참가자들만이 포함됐다. 연구 시작 시점에 모든 참가자는 치매에 걸리지 않은 상태였으며, 연구진은 10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하며 치매 발생 여부와 고독의 정도를 살폈다.
10년의 추적 관찰이 종료된 시점에 전체 참가자의 14%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일주일에 3일 이상 고독감을 느낀다고 보고한 참가자는 전체의 6%였으며, 연구진은 분석을 통해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서 치매 발생 확률이 2배가량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관성은 80세 이상의 참가자들에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매 발생의 유전적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아포 E 지단백의 특정 대립 유전자(APOE ε4)를 보유한 경우에서도 외로움과 치매 간의 뚜렷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치매 발생에 대한 유전적 요인이나 노화의 영향이 외로움의 영향력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관성이 관찰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관련 치매(ADRD)의 전구 뇌 병변 발생에 외로움이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추가로 시행했다.

40~79세의 참가자 1875명을 대상으로 영상 검사와 인지 기능 검사를 시행한 결과, 연구진은 외로움이 의사 결정, 계획, 추론 등에 관여하는 실행 능력의 감퇴 및 뇌 백질의 부피 감소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기공명영상검사(MRI)에서 관찰되는 뇌 백질의 부피 감소는 알츠하이머병의 전구 병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외로움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이 다시 한번 뒷받침됐으며, 고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요인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을 통해 개개인의 위험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