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진단 한국타이어 공장 근로자, 산재 승인

근로복지공단 서울질판위, 신청상병과 업무간 인과성 인정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현장노동자 작업환경 개선해야”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한국타이어에서 30년 넘게 타이어 제조 업무를 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은 노동자가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근로복지공단 서울질병판정위원회는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하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A씨의 신청상병과 업무의 상당인과를 인정해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했다.

A씨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타이어를 제조하는 업무를 33년 이상 수행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혈액검사 및 골수 조직검사 진행 결과 급성골수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당시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며 A씨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솔벤트 등 유해 물질을 사용해 신청 상병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타이어측은 사업주 의견서에서 A씨가 근무하는 사업장에서는 발암물질이 함유된 제품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며 재해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공장 내 국소배기장치가 있고 작업 시 유해물질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1급 방진마스크를 착용토록 지도‧교육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판정위는 ▲과거 한국타이어 공장 역학조사에서도 해당 백혈병 유해인자 노출이 확인됐고 ▲고무산업 종사자와 혈액암의 관련성이 역학 연구결과를 통해 잘 알려져 있으며 ▲과거 정련 공정 업무 수행 시 벤젠이 포함된 물질(솔벤트)을 사용한 점 ▲30년 이상 장기간 고무 산업에 종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A씨의 상병은 업무로 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정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판정을 계기로 직업성 암환자의 산재신청이 활성화돼 우리 사회가 직업성 암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노동자를 찾아 온전히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한국타이어는 더 이상 직업성 암으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