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ㆍ볼거리ㆍ풍진ㆍ수두 등 생백신은 임신 중 절대 금물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이달 9일부터 18살부터 49살까지 일반 청장년층의 백신 예약이 시작됐다. 백신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임신부들도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아닌지 걱정과 고민이 많다.
올해 2월부터 임신부에 대한 백신 안전성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출산 후 신생아의 상태까지 확인되어야 하므로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임신부는 코로나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을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와 함께 코로나 백신을 비롯한 임신부 예방접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임신부에게 있어서 코로나 19 감염증은 일반인에 비해 더욱 치명적이다. 산모는 임신하지 않은 같은 나이의 여성에 비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을 때 증상이 더 심하고, 중환자실에 입실할 가능성도 더 높다. 또한, 코로나 19 감염이 선천 기형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으나, 조산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산모와 아이의 건강 모두를 챙겨야하는 임신부들에게 코로나 백신은 더욱더 절실하다.
편 교수는 "많은 전문가는 mRNA백신의 기전으로 볼 때, 임산부들에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드디어 올해 2월부터는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도 시작됐다"며 "다만 연구에 있어 산모에 대한 효능과 더불어 백신 접종을 한 산모의 출산 후 신생아에 대해서도 추적관찰을 하게 되므로, 안정성 자료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1년 7월 미국에서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안정성에 대한 초기 결과가 발표됐다. 이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접종을 완료한 산모들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임신하지 않은 같은 나이대의 여성에서와 동일했다.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태아 성장 지연, 조기진통 등과 같은 임신 관련 합병증도 증가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는 2021년 7월 30일, 임신부와 수유부도 백신(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 3종, 화이자/모더나/얀센)을 맞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올 4분기부터 임산부의 경우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 가능성, 감염 시 합병증 위험 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 19 백신 외에도 건강하고 안전한 출산을 위해 모든 임산부에게 임신 시마다 권고되거나, 피해야 할 예방접종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엄마와 태아 모두에게 면역력을 주기 위해 맞도록 권고하며, 모든 임산부는 주 수와 상관없이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아야 한다.
편 교수는 "백일해는 태어난 직후 신생아에게 수동면역을 만들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임산부가 맞도록 권유한다. 항체의 농도는 예방주사를 맞은 직후에 가장 높고,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양은 주 수에 따라 다르므로, 백일해 주사의 경우에 예방접종을 하는 주 수가 중요하다. 임신 27주에서 36주 사이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피해야 하는 접종도 많다. 예방주사는 그 제조과정에 따라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나뉘는데, 생백신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그러나 약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고, 사백신은 죽은 백신을 말한다. 생백신은 태아에게 항체 형성이 아니라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 맞지 않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생백신으로 MMR 백신은 홍역, 볼거리, 풍진 예방접종이다. 이 질병은 임산부와 태아에게 치명적이며, 선천성 기형이 있는 태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에 홍역이나 풍진 항체 여부를 미리 확인하여, 항체가 없는 경우 임신 준비 단계에서 예방접종을 시행하며, 예방접종 후에는 4주 이상 피임해야 한다.
수두 백신도 마찬가지다. 임신기간 중 수두감염은 엄마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어서 예방접종 과거력이 없는 가임기 여성에서는 임신 전에 수두 백신을 맞고, 접종을 한 경우 3개월 이상 피임해야 한다. 면역력이 없는 임산부가 수두에 걸린 환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되는 경우, 약독화 수두 생백신 대신에 수두바이러스-특정-항체를 주사해야 한다.
편 교수는 "가임기 여성들 사이에서 접종이 많아진 인유두바이러스 예방주사의 경우, 임신한 경우에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출산 후로 접종을 미루는 것이 좋다. 결핵과 대상포진 예방주사 또한 임신 기간에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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