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대표적인 고혈압치료제 ‘암로디핀(amlodipine)’ 성분을 장기 복용하다 후각이 상실되는 부작용사례가 확인돼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20년 손에 잡히는 의료 심사·평가 길잡이’를 토대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료인원과 입내원일수 등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환자는 671만명으로 만성질환 진료자 중 가장 많았다.
◇ ‘암로디핀’ 15년 복용했더니 후각 상실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따르면 최근 ‘암로디핀’ 복용 후 후각이상 이상사례 발생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오산 인근에 거주하는 72세 남성은 고혈압 조절을 위해 15년 동안 암로디핀 5mg을 1일 1회 복용해왔다. 그러나 약 1년 여 전부터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는 증상을 보였다고.
이 남성이 복용중인 약물은 ‘암로디핀’ 뿐이며 환자 스스로가 이 약물 때문에 후각이상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임의로 2-3일에 1회 복용하는 방식으로 감량했고 이후 ‘회복중’으로 보고됐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인과성 평가를 ‘가능성 높음(proba-ble)’으로 판단했다.
‘암로디핀’ 복용 후 긴장항진, 감각저하/감각이상, 말초신경병증, 실신, 미각이상, 진전, 추체외로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또한 비염이 발생할 수 있어 후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암로디핀’ 복용 후 후각이상반응에 대해서는 허가사항에 특별히 기재된 바는 없으나 미국 Mayo 클리닉에 따르면 ‘암로디핀’ 복용 후 드물게(rare) 후각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후각상실은 아니지만 ‘암로디핀’의 주의 사례는 국내에서도 나왔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혈압약의 올바른 복용 방법 등 정보를 제공하며 '암로디핀'을 복용하는 환자라면 자몽주스를 주의해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자몽주스가 칼슘채널 차단 작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암로디핀’ 등 칼슘채널을 차단하는 성분의 경우, 약 복용 1시간 이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내에는 자몽주스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 고혈압치료제 대표 기전…“이상 발생시 약물 복용 중단해야”
‘암로디핀’은 칼슘채널 차단제(CCB)로 분류된 혈압약으로 혈관의 평활근과 심장근육이 수축할 때 필요한 칼슘 이온의 이동을 막아 심근수축력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심장의 부담을 줄여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약이다.
주로 고혈압과 협심증에 의한 심장 근육의 허혈증 치료에 사용되며 흡수가 빠르고 부작용도 적은 편이어서 많이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CCB가 고혈압치료제로 대표되는 기전이다.
ARB 계열의 경우, 발사르탄(Valsartan), 텔미사르탄(Telmisartan), 로사르탄(Losartan), 올메사르탄(Olmesartan) 등 다양한 성분이 복합제화되고 있지만 CCB 계열의 성분은 모두 ‘암로디핀’이다.
국내에서는 화이자제약의 ‘노바스크’가 대표적인 CCB계열 고혈압치료제로 자리 잡은 상태다. 지난 1990년 국내 출시한 ‘노바스크’는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원외처방액 569억원을 기록하며 고혈압 단일제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암로디핀’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서는 약물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부종이었으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부작용의 발생도 증가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다만, 복합제의 경우 복합되는 성분에 따라 부작용에 차이가 있다.
지역의약품안전센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각이나 후각이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이상반응이 아니므로 환자 본인이나 가족, 의료전문가에 의해 가볍게 다뤄질 수 있으나 이러한 이상반응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및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물에 의한 후각 또는 미각기능 이상 발생 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료전문가와 환자 모두 이상반응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고혈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생활습관 변화 중요...전문가 관리가 효과적 (0) | 2021.10.01 |
---|---|
고혈압 수치 조절 위해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0) | 2021.09.10 |
미국심장협회, 고혈압 위험군에 운동을 1차 치료로 권고 (0) | 2021.06.10 |
비만한 男 노인, 고혈압 위험 4배 ↑ (0) | 2020.10.05 |
60세 이상 어르신, 1분 이내 혈압감소 정상인比 10배 ↑ (0) | 2020.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