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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상, 얕보면 안돼…수술적 치료 필요한 3도 화상일 수 있어

pulmaemi 2021. 4. 1. 16:27

화상 면적보다, 깊이가 치료기간 결정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사고 중 하나가 바로 화상이다. 우리나라의 화상 환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화상 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처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

뜨거운 물이나 열로 인해 얼굴이나 손, 팔 부위에 화상을 입으면 화상 유발 인자를 빠르게 제거 후 일단 흐르는 물로 10~15분 열을 식혀주고 상처 부위는 멸균 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덮어 병원을 찾는 게 가장 이상적인 대처 방법이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화상 부위의 경중을 판단해 치료를 받지 않고 통증이 점점 악화하는 것을 인내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작은 화상이라고 판단해 크게 다쳤다는 인지를 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이다. 연세차오름의원 채효주 원장은 환자들은 화상 면적이 커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작은 화상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채효주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최근 화상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A. 그렇다. 코로나19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성인까지 다양한 화상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몇 년 전에 비해 화상 환자가 병원을 찾는 비율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주요 원인으로는 뜨거운 물이나 가스레인지 관련 사고다.

Q. 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상태는 어떤가.

A. 일단 너무 놀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뜨거운 열이 피부에 닿으면 빨갛게 달아오르고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럽다. 화상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게 아니다. 정도에 따라 4가지 단계로 나뉜다. 1도 화상은 피부 표피층만 손상된 상태로 화상을 입은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정도에 그친다. 2도 화상은 표피와 진피에 생기는 화상으로 조직이 깊숙이 손상돼 심재성 2도 화상 이상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3도 화상은 피부와 피하지방까지 손상된 것이며, 4도 화상은 피부, 피하지방층뿐만 아니라 근육, 뼈, 신경 등이 파괴될 수 있어 치료기간도 길지만 평생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따라서 깊은 화상은 반드시 수술적 처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환자마다 화상 부위나 면적, 정도가 다 다르지만 수포가 생겼다면 즉각적으로 병원을 찾는 게 추후 감염의 위험이나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Q. 면적이 작은 화상의 경우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A. 이 부분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보통 화상을 입으면 환자들은 사이즈가 크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화상은 수상의 면적도 중요하지만 사실 깊이가 더 중요하다. 환자들이 화상 사이즈가 크면 크게 다친 거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아마도 사이즈가 크면 통증이 더 심하기도 하고, 시각적으로 보이는 효과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기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수상의 면적도 중요하나 화상의 깊이가 치료기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Q. 환자 스스로 판단하는 게 매우 위험한 것 같다.


A. 동전만한 사이즈라 하더라도 깊이가 깊다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2도 화상 중 표재성 2도 화상은 사이즈가 크다고 해도 호전되는 기간은 보통 2주 이내다. 사이즈가 작은 3도 화상의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화상의 흉터 역시 화상의 깊이와 치료기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가 깊은 화상의 경우 수술을 통해 치료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추후에 남을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Q. 면적이 작은 화상도 전신마취 수술이 필요한가.

A. 사이즈가 작지만 깊은 화상은 사이즈가 큰 화상과는 다르게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전신마취나 척추마취의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국소마취 후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사이즈가 작아 국소마취로 진행한다는 것만 다르고 모든 수술 과정은 비슷하다. 화상으로 죽은 조직의 깊이가 깊다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운이 좋다면 국소마취 후 피판 수술 또는 국소마취 후 피부이식 수술을 통해 수술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조직을 제거한 후 그 부분에 여러 가지 인공 피부 제재를 이용해 조직을 채운 후 추후 2차적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Q. 어떤 병원을 선택하는 게 좋은가.

A. 화상을 입으면 환자 스스로 많이 놀라 무작정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화상이라고 해도 화상 전문 의료진들만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화상 병원에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곳이어야 추후 감염이나 흉터 등의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화상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사이즈가 작은 화상은 얕보기 쉽지만 그 작은 화상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3도 화상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화상 전문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및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제대로 찾아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받길 바란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junsoo@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