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성유전적 영유아 초기 DNA 메틸화 영향 끼쳐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산모의 비스페놀A 노출이 영유아 초기 DNA 메틸화에 영향을 끼쳐 8세 이하까지 체질량지수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산모의 비스페놀A 노출과 후성유전학적 영향을 통한 아이의 비만’에 관한 연구 결과를 환경보건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비스페놀A(BPA)은 체내의 정상적인 내분비 기능을 방해하는 내분비교란물질이며 여러 연구를 통해 어린이에서 비만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은 물론이고 합성수지와 식품 캔, 치아수복, 의료기기, 영수증 종이 등 다양한 물품에 사용돼 플라스틱 물병이나 플라스틱 식기, 수도공급용 파이프 등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노출되며 사람의 소변과 태반, 양수, 모유 등에서도 검출된다.
따라서 성인은 물론이고 태아와 영유아도 비스페놀A에 노출될 수 있다. 더욱이 산모가 비스페놀A에 노출되면 태아기에 비스페놀A에 노출됨으로써 생후 소아, 청소년 시기에 비만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학계의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후성유전학에 의한 효과다. 유전적 요인은 DNA 염기서열의 영향을 일컫지만 후성유전적 요인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DNA의 메틸화다. 유전자 조절 부위 등에 메틸기가 붙어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 유전자의 발현이 촉진될 수도 있고 억제될 수도 있다.
이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 최윤정 연구원, 소아과학교실 이영아 교수, 코펜하겐 대학교 보건학과 임연희 교수는 어린이의 환경과 발달 (EDC) 코호트를 통해 후성유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산모·어린이 59쌍에서 산모의 비스페놀A 노출량에 따라 어린이의 메틸화 양상이 2세와 6세에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모의 비스페놀A 노출량이 높은 군에서 2세 때의 인슐린유사성장인자-2 수용체 (IGF2R) 유전자의 메틸화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6세의 메틸롬에서는 그러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2세 소아의 IGF2R 유전자의 메틸레이션 증가는 4,6,8세까지 지속적으로 체질량지수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산모의 비스페놀A 노출이 영유아 초기 DNA 메틸화에 영향을 주고 그러한 변화가 학령전기 및 학령기까지 체질량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해 산모의 환경호르몬 노출 예방의 중요성을 나타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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